나의 이야기

전문지도연구회 15년, 그리고 새로운 10년을 위해

아침햇쌀 2010. 11. 2. 22:07

터닝포인트에 선 전문지도연구회…변화 필요성 절실하다
특집 - 전문지도연구회 15년, 그리고 새로운 10년을 위해…

‘전지연’은 미래농업 꿈을 이뤄가는 실체
부실 회원·연구회는 과감히 퇴출시켜야
전 회원 참여하는 과제발표대회도 필요

농진청 관계관·한지협 임원 좌담회

 

농촌지도공무원의 자율학습 전국모임인 전문지도연구회(이하 전지연)가 올해로 창립된 지 15년이 됐다. 그간 꾸준히 양적·질적 성장을 해온 전문지도연구회는 ‘세계농업의 리더가 된다’는 향후 10년의 미래비전을 세우고 재도약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최근 전문지도연구회를 담당하고 있는 농촌진흥청 이금옥 지도개발과장을 비롯해 한국농업전문지도연구협의회 임원진, 일반회원 등은 전문지도연구회의 그간 성과와 향후 과제 등에 대해 좌담회를 가졌다

좌담회 참석자
-이금옥 농촌진흥청 지도개발과장
-연규철 한지협 회장/이천시농업기술센터
-김윤선 한지협 기획부회장/부산시농업기술센터
-김동익 한지협 사업부회장/화순군농업기술센터
-이영일 포도전문지도연구회/김천시농업기술센터

 

 

 

<사진 왼쪽부터 이금옥, 연규철, 김윤선, 김동익, 이영일>

 

이금옥= 전문지도연구회 15년의 역사 동안 많은 성과가 있었지만, ‘우리들만의 잔치를 해온 것이 아니었나’ 하는 자성이 필요한 시점이다. 이제는 우리가 더 발전할 방안을 모색해야 할 때다. 전지연의 현재 좌표가 어디인지 알아보고, 또 어디를 향해 항해를 하고 있는지, 목표 달성을 위해 잘 가고 있는지, 전지연이란 배를 어떻게 리모델링해야 하는 지 고민해야 한다. 이와 관련해 평소에 느낀 점을 말해 달라.

이영일= 포도전문지도연구회에 가입한지 5년이 돼 현재는 총무를 맡고 있다. 예전에 농촌지도직 공무원이 국가직이어서 시군간 교류가 잘 되고, 타 지역의 상황을 잘 알 수 있었지만 1997년 지방직 이후 이 같은 교류가 단절됐다. 다행인 것은 전지연을 통해 시군과 농진청이 인적 네트워크가 형성돼 지도사업이 활성화돼 왔다는 점이다.

연규철= 전지연이 지방 지도직 공무원들의 교류의 장으로서 상호 벤치마킹의 기회가 돼 왔다. 기존의 직무교육이나 연찬교육에서 부족한 지도사들의 자기계발이 전지연을 통해 이뤄졌다고 할 수 있다.

김윤선= 바쁜 업무를 쪼개 과제교육에 참여할 때는 부담이 적지 않지만 전지연은 조직이 공식적으로 인정하는 자기계발의 기회다. 15년간 양적으로 성장해 현재는 52개 단위연구회가 활동하고 있다. 이제는 전지연이 나름의 색깔을 띠고 있다고 볼 수 있다. 최근 전지연은 각각의 관심과 색깔을 내면서 변화하는 정보와 기술을 활용해 현장에서 문제를 해결해나가고 있다. 전지연이라는 구심점이 있기 때문에 회원들이 공통 관심사를 갖고 미래의 꿈과 미래희망을 펼쳐갈 수 있었다고 본다. 미래농업의 꿈을 이뤄가는 실체로서 전지연은 그 가치가 있다.

김동익= 지방화 이후 지역에 따라 폐쇄적 변해가고 있음을 느낀다. 지역마다 특이기술 정보의 유출 꺼리고 있다. 유능한 전문 지도사를 강사로 초청하려 해도 해당 센터에서 난색을 표하는 경우가 있다. 하지만 전지연을 통해 뜻을 같이 하는 지도사들은 정보를 공유하고 도와주겠다는 마음이 자발적으로 생겨난다. 전지연을 통해 지도사업이 지역적으로 고루 발전하는 계기가 돼왔다고 볼 수 있다. 전지연은 과제교육을 통해 농촌현장의 애로기술을 즉석에서 해결할 수 있는 좋은 정보를 공유하고 전파해서 농업인들에게 도움을 주는 조직으로 자리를 잡았다.

이금옥= 한편에서는 전지연이 15년의 역사에도 불구하고 갈 길이 멀다는 지적이 있다. 내부적으로도 개선·발전시켜야 할 부분이 많다는 자성도 있다. 무엇이 문제인지 말해보자.

연규철= 모든 조직은 뚜렷한 목표와 목적이 있다. 전지연도 그랬다. 그런데 15년이란 세월이 지나면서 그 목표가 퇴색되고 현시대와 맞지 않는 부분이 있다. 앞으로 부실 회원이나 연구회는 과감히 퇴출하는 방안도 도입해야 한다. 다행히 올해 새롭게 비전을 정립하고 추진전략도 마련했다. 조직이 다시 활성화될 것 같은 희망이 생긴다.

김윤선= 한지협 임원을 맡고 있다 보니 전지연의 전체 흐름을 어느 정도 파악할 수 있다. 하지만 일반 단위연구회 회원들은 전체 흐름을 이해하지 못하고 단위연구회에만 집중하거나 전체의 관심에 등한시하게 된다. 이를 개선하기 위해서는 전체 회원이 함께할 수 있는 과제발표대회 등의 기회를 마련해 회원의 관심을 유도하는 것도 필요하다. 대학 과목에 공통과목이 있듯이 전 회원이 공감하고 공유할 수 있는 기술교육도 접목해봄직 하다.

이영일= 대부분의 시군 농업기술센터 관리자들이 전지연에 우호적이지만 일부 시군은 그렇지 못한 경우가 있다. 특히 관리자가 행정직일 경우 지도직 공무원의 출장은 거북할 수밖에 없다. 시군 센터의 소장이나 과장 등 관리자가 관심을 갖고 적극 후원해줬으면 한다.

이금옥= 전지연이 양적성장에도 불구하고 평가지표인 과제교육 횟수와 제출자료 건수를 보면 고개를 갸우뚱하게 된다. 15년간 연구회 수는 늘었는데 과제교육 횟수는 거의 매년 변동 없다. 회원들의 열의가 부족하고 전문성과 자기계발을 위한 노력이 약화되고 있는 듯하다. 올해는 전지연이 창립된 지 15년이 되는 해로 새로운 10년을 위한 터닝포인트에 서있다. 새로운 엠블럼을 만들었고 ‘세계농업의 리더가 된다’는 비전과 미션, 핵심가치 등을 도출해냈다. 지금부터 구체적으로 어떻게 발전시켜 나갈 것인가 하는 진지한 논의가 이뤄져야 한다.

연규철= 이제는 전지연도 변화의 필요성이 절실히 느껴지고 있다. 단위 연구회별로 연중 목표를 세우고, 그 목표를 향해 회원들이 1년간 그 분야에 대해 각자 연구한 후 연찬교육 시 그 주제를 놓고 토론과 강사를 초청해 교육도 받는 기회를 가져보는 것도 좋을 듯하다. 그런 후 연말에 자체 평가회를 갖고, 또 연말 종합평가회 때에는 목표를 얼마나 성취했나를 시상에 반영하는 것도 고려해볼만 하다. 

김동익= 전지연 회원들은 일선에서 개발한 현장애로기술을 과제로 발표하는 것이 의무라고 볼 수 있는데, 실질적으로는 과제활동 횟수도 줄고 회원들의 과제발표 참여율이 떨어져 약 35%대에 머물고 있다. 앞으로는 과제교육 참여 시 회원 모두가 의무적으로 과제발표 자료를 제출하도록 해야 한다. 그래야만 회원 서로가 정보를 공유하고 자기지역 농업 발전을 꾀할 수 있다.

이금옥= 어떤 회원들은 1년에 한 번도 과제발표 자료를 제출하지 않는 이도 있다. 이런 사람은 회원자격을 상실한 것 아닌가 생각한다. 발표를 하지 않더라도 자료는 꼭 만들어 참석해야 한다. 그 자료들이 하나로 묶어진다면 각 지역에 꼭 필요한 정보가 될 것이므로 해당 시군의 관리자들이 과제교육 참여를 적극 권유하게 될 것이다. 실질적으로 연구회원다운 활동을 해야 하고 그것이 곧 과제발표다. 

연규철= 지도행정전문지도연구회의 경우 과제교육 시 회원들에게 시군 업무계획서를 지참해 발표하도록 하고 있다. 각 시군의 주요 특색사업, 공약사업 등은 회원들이 정보를 공유하며 자기지역 사업에 참고하고 있다.

이금옥= 자기계발과 현장애로기술 개발을 위한 연구과제를 농업인들과 함께 진행하는 것도 좋은 방법이다. 그래야 지역에서 연구와 지도가 균형 있게 효율적으로 이뤄질 수 있을 것이다.

김윤선= 과제교육 횟수와 발표자료가 감소한 것은 사실이다. 이제는 지도공무원들이 많은 교육을 받고 역량도 어느 정도 강화됐다고 볼 수 있다고 전제하고 연간 3회 이뤄지는 과제교육 중 한 번은 한 주제를 갖고 토론식 과제교육을 하는 것도 필요하다. 진지하고 심도 있는 토론을 통해 도출된 내용은 좋은 정책제안이 될 수 있다고 본다. 기술자문관제도도 연구회별로 언론사 관계자를 자문관으로 영입하는 방안도 검토해봄직 하다.

이금옥= 한지협에 아직 대변인 없다. 하물며 농진청 대변인실도 적극 활용하지 못하고 있다. 연구회 활동이 표면에 드러나지 않다 보니 내부고객을 설득하기가 어렵다. 매월 과제교육을 종합하고 계획을 홍보하는 대변인을 한지협에 두는 방안을 검토해보자. 연구회 활동 중 대농민 서비스나 컨설팅 등 특이한 활동 등은 충분히 홍보가 가능하다. 단위 연구별회별로 전문 농업언론을 활용해 홍보할 수 있도록 노력해야 한다.

김동익= 회원들의 정신적인 재무장이 필요하다. 회원들이 과제발표 자료 제출을 의무라고 느끼고, 그것이 연구회원으로서의 사명감이라는 자세 가져야한다. 이는 전지연 스스로 자정작용을 통해 고쳐나가야 한다.

[농촌여성신문 제184호 2010년 11월 1일 토요일]에서 발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