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의 이야기

정월 대보름(음력 1월 15일)

아침햇쌀 2010. 2. 23. 22:51

정월 대보름(음력 1월 15일)

어렸을 때 우리 마을에서는 설날을 기점으로 아주 많은 놀이들이 있었다. 정월달을 맞으며 보름이 되기까지는 거의 윷놀이에 오곡밥 해먹기, 나무 9짐하고 밥 9번먹기, 부럼깨물기, 귀밝이술, 달맞이, 쥐불놀이 등 다채롭고 마을 주민들이 한마음이 되고 단합할 수 있는 기회가 되기도 했다.

보름이 지나면 논과 밭에 거름을 펴고 농사일로 인해 일손이 바빠지기 시작하는 계절이기도 했다. 2월 28일은 음력으로 1월 15일 정월대보름이다. 오늘은 정월 대보름에 대해 알아본다.

 

 

정월 대보름의 유래

신라시대부터 지켜 온 명절로 달이 가득 찬 날이라 하여 재앙과 액을 막는 제일(祭日)이다. 정월 14일 저녁에는 오곡밥과 묵은 나물을 먹는다. 또한 달을 보면 운이 좋다고 하여 달맞이를 하고 서울에서는 답교 놀이를 하였다. 어린아이가 봄을 타고 살이 여위는 것을 막기 위해 백집의 밥을 얻어다가 절구 위에 앉아서 먹는 풍습도 있었다. 또 새벽에 일어나 사람을 불러서 대답을 하면 "내 더위 사가라" 하며 더위팔기를 하여 병이 없는 여름이 되길 기원했다.

대보름의 음식으로 오곡밥, 약식, 부럼, 귀밝이술, 묵은 나물, 복쌈, 원소병, 팥죽 등이 있다. 또한 부럼으로 밤, 잣, 호두, 땅콩 같은 것을 깨물면 부스럼이 생기지 않는다고 믿었다.

 

 

부럼 : 대보름날 새벽에 날밤, 호도, 은행, 무, 잣, 땅콩 등을 깨물면서 "일 년 열두 달 동안 무사태평하고 종기나 부스럼이 나지 않게 해주십시오."라고 축수하며, 깨무는 '딱'소리에 잡귀가 물러간다고 했으며 이를 단단히 하는 방법이라고도 한다.

 

 

귀밝이술 : 대보름날 아침 웃어른께 데우지 않은 청주를 드시게 하여 귀가 밝아지길 바라며 또한 일 년 내내 좋은 소리 듣기를 기원하였다.

 

 

오곡밥

정월 대보름날 찹쌀, 찰수수, 팥, 차조, 콩을 섞어 지어 먹는 밥을 말하는데 다섯 가지 곡식을 섞어서 지은 밥으로 성이 다른 세 집의 밥을 먹어야 그 해의 운수가 좋다고 하여 오곡밥을 서로 나누어 먹으며 이날은 아홉 번 먹어야 좋다고 하여 틈틈이 여러 번을 먹는다.

 

 

9가지나물

호박고지, 박고지, 가지, 각종 마른 버섯, 고사리, 고비, 시래기 등 갖은 나물을 말려 두었다가 이날 나물로 무쳐 먹으니 묵은 나물이라고 하는데 이것을 먹으면 그해 여름에 더위를 먹지 않는다고 전해 내려 왔다.

 

팥죽 : 대보름 전날 팥죽을 쑤어 악귀를 쫓기 위해 숟가락으로 떠서 끼얹고 제사를 지낸다.

약밥(藥飯,藥食) : 신라 소지왕10년 정월 보름날 까마귀 덕분에 역모를 꾀하던 무리를 처치할 수 있었다 하여 이날을 오기일(烏忌日)로 정하고, 검은색을 띤 약밥을 지어 제(祭)도 지내고 까마귀에게 먹이도 주었다.

김쌈(海衣裏) : 복을 싸 먹으며 풍년 들기를 바랐던 음식이다. 또한 대보름 다른 명절이나 생일에도 꼭 상에 오르는데 이것을 먹으면 무병장수한다 하여 복쌈이라고도 한다.

 

제웅

제웅이란 짚으로 만든 인형으로 그 해에 운수가 나쁜 사람이 있는 집에서는 정월 14일 밤에 제웅을 만들거나 사다가 개천에 버렸다. 남자는 11,20,29,38,56세, 여자는 10,19,28,38,46세된 사람은 일이 뜻대로 안 되고, 병이 들거나 큰 화를 입는다고 하여 제웅에다 나쁜 운수를 씌워서 버리면 나쁜 운수가 변한다고 생각했다.

 

달맞이

대보름날 저녁, 달이 동쪽에서 솟아오르는 것을 보려고, 횃불을 들고 뒷동산에 올라가는 것을 말한다. 달이 솟아오르면 횃불을 땅에 꽂고 두손을 모아 합장하고 농부는 풍년을, 도령은 장원 급제를, 처녀총각은 시집장가 가기를 빌면 소원이 이루어진다고 믿었다. 또한 대보름날 달빛이 진하면 풍년이 들고 달빛이 흐리면 흉년이 든다고도 믿었다.

 

쥐불놀이

14일과 대보름날 밤에는 들에 나가서 논둑 밭둑에 불을 놓아 태우는데, 이를 쥐불놀이라고 한다. 쥐불놀이는 잡귀를 쫓기 위해서이지만 잡초를 태움으로써 해충의 알을 죽이고, 그 재는 봄에 새싹이 날 때 거름이 된다. 쥐불놀이를 하면 1년 동안 병에 걸리지 않고 액을 쫓는다고 믿었다.

 

 

달집태우기

정월 대보름날 달이 뜰 무렵 마을 뒷산이나 마당에서 달집태우기를 한다. 소나무를 세우고,

그 옆에 집집마다에서 얻어 온 짚단을 세우면 마치 큰 노적처럼 된다. 달이 떠서 막 보일 적에 여기에 불을 붙인다. 불길이 훨훨 잘 타야만 마을이 편안하고 그 해 풍년이 든다고 한다. 달집 태울 때에 마을 사람들은 농악을 치며 즐겁게 논다.

 

다리밟이

정월 대보름날 밤에 다리를 밟으면 1년 동안 다리 병을 앓지 않고 건강하며, 다리 열둘을 밟으면 일 년 열두 달 동안 건강하게 지내며 애을 면한다고 한다. 고려시대 부터 남녀가 쌍쌍이 다리를 밟았다고 전한다. 서울에서는 광교와 수표교가 가장 혼잡했다고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