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제도 농업인단체들의 윷놀이가 있었다. 풍년 기원제라는 명분으로 간단한 나름대로의 행사를 하고 뒤풀이로 행해진 윷놀이. 어느 단체나 정월달을 맞으면 정월 대보름이 지나기 전에 윷놀이 날을 잡느라 진땀을 뺀다. 상품도 푸짐하게, 경품도 푸짐하게 윷놀이에 나온 사람들은 나름대로 준비한 선물을 한아름 안고 돌아갈 수 있도록 주최 측에서 배려해 준다.
올해는 몇 번에 걸쳐 윷놀이를 어느 해보다도 재미있게 한 것 같다. 함께 하는 분들이 신명나는 소리를 지르며 스트레스를 다 날리게 되었다. 누구나 즐길 수 있는 민속놀이이다. 구성원이 양편이 4명씩이면 제일 좋다고 동아대백과 사전에 나오지만 인원에 상관없으며 남녀노소나 빈부귀천에 상관하지 않고 함께 즐길 수 있어서 좋다.
우리나라의 옛 사람들은 설을 앞뒤로 하여 겨울 내내 윷놀이를 즐긴다. 그야말로 남녀노소를 가리지 않고 쉽게 할 수 있어 ‘국민놀이’라 해도 과언이 아닐 것이다. 남자 여자 할 것 없이 두 편 혹은 세 편으로 갈라서서 윷가락을 던지고 떨어져 나오는 대로 행마(行馬)해서 먼저 네 개의 윷말(넉동)을 빼는 쪽이 이긴다.
누가 말해 주지도 않았는데 규칙을 알고 있으면서 설 명절이나 정월 대보름에 농사를 시작하기 앞서 농부들이 서로 호흡을 맞추고 풍년을 점치던 데에서 출발하였다고 하나 어떤 목적하고는 상관없이 웃으며 떠들고 소리 지르고 하면 시간 가는 줄 모르고 재미에 빠지게 된다. 함께 하는 이들과 교제도 되고 좋은 결속을 하게 됨을 알게 된다.
이겨도 좋고 져도 좋은 신명나는 한 판. ‘乙矢口(을시구) 節矢口(절시구)’하며 양쪽 모두 어깨춤을 추며 신명을 낸다. 사람들은 설날에 윷놀이로써 즐겁게 새해를 맞이하였고, 그리고 이 놀이는 대개 보름까지 이어졌다.
윷놀이는 한자로 척사(擲柶) 또는 사희(柶戱)라 한다. 또 윷을 '나무 네 조각'이란 뜻으로 한자로는 '사(柶)'라 하였다.
그러면 윷놀이는 어디서 유래됐고 윷판은 어떤 의미를 담고 있나. 윷판[馬田]은 '말밭' '말판' '윷밭'이라고도 한다. 윷판을 한자로 ‘사도(柶圖)’ 라 쓰기도 한다.
윷판 전체의 모양도 ‘밭전(田)’자 형이고 쌍방이 각각 말 4개를 가지고 승부를 겨루므로 윷판을 '말판' 또는 '말밭(馬田)' 이라고 한다.
양편 중에 말 4개가 모두 첫 밭인 ‘도’에서 출발하여 끝 밭을 먼저 빠져 나가는 편이 이기는 것이다. 놀이 풍속에 4말을 빼는 것을 ‘넉동 뺀다’고도 말하니 말을 '동'이라고도 하는 것을 알 수 있다. 이러한 윷놀이는 윷을 잘 던지기만 해서 이길 수 있는 것은 아니며, 말판을 쓰는 것도 매우 중요한 승리의 관건이다.
남의 말에 잡히지 않으면서 가장 가까운 길로 가되, 자기 말끼리 덧놓아 '두동산이(두동문이)'나 '석동산이(석동문이)' 많게는 '넉동산이'를 만들어 한 번에 움직일 수 있게 되면 매우 빨리 날 수 있는 것이다.
윷판에는 29개의 동그라미가 있다. 조선 선조시대 김문표에 따르면 별자리를 표시한다고 보았다. 가운데 동그라미 북두칠성의 첫째 별이고 나머지 동그라미는 28개의 별자리를 나타낸다. 모든 민족이 윷놀이를 통해 하늘의 별자리를 바라보며 위를 자주 보고 살아야 하며 푸른 하늘도 보고 구름이 흘러가는 것도 주시하되 별 자리를 보면서 앞으로의 일을 예측하며 살아가게 된다.
부여족 시대에 5가지 가축을 5부락에 나누어 주며 그 가축들을 경쟁적으로 번식시킬 목적으로 연유하여 '도'는 돼지. '개'는 개, '걸'은 모양, '윷'은 소, '모'는 말에 비유한다. 이것은 생계와 관계가 있고 경제와도 관계가 있기에 열심히 경제활동을 해야 함을 제시하는 목적이 있다.
삼국시대 이전부터 전해오는 한국 고유의 민속놀이가 건전한 오락으로 한국 사람의 기호에 맞는 놀이이다. 놀이를 통해 누구하고든지 연합하고 어울리는 공동체를 이루어 단합 협동의 생활을 하며 하늘의 별들을 자주 보고 하늘을 올려다보며 살고 경제 활동에도 지혜롭게 성실하게 임하여서 좋은 협력 속에 풍요를 경험해야 한다.
윷이 있어 좋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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