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천관광

임마누엘은 운전 중

아침햇쌀 2015. 3. 10. 08:05

[이천농촌체험관광 스토리 열일곱. 임마누엘포도원 전병용]

 

우리 고장의 명산 마이산 기슭 곳곳에서 샘솟는 맑은 물줄기는 작은 계곡을 만들고, 작은 계곡들은 모여 또한 작은 시냇물을 이룬다. 시냇물을 따라 아름다운 새소리와 그윽한 들꽃 향기 속에 굽이굽이 조금 내려 오다보면 달콤한 포도향기 속에 임마누엘 포도원이 반겨 맞는다. 임마누엘농원은 두 팔 벌려 푸른 하늘을 바라보며 동심의 나래를 펴고 훨훨 날아가고픈 자연의 향취가 물씬 풍겨나는 전형적인 농촌지역에 자리 잡고 있다. 이곳에서는 넓게 트인 들녘을 한눈에 바라 볼 수 있어 가슴을 열고 크게 한번 외쳐보고 싶은 곳이기도 하다.

 

 

산과 들을 뛰어 다니며 자연과 호흡하며 자연의 소리를 듣는 것을 매우 좋아했던 나는 흙이 주는 매력에 푹 빠지곤 했다. 흙은 나의 의자가 되어 주기도 하고 침대가 되어 주기도 했다. 때로는 나의 장난감이 되어 주기도 하고, 나를 심취하게 만드는 사색의 대상이 되어 주기도 했다. 그 무엇보다도 모든 식물을 싹트게 하고 열매를 맺기까지의 과정 속에 담겨진 그 위대한 능력과 숭고한 사랑이야말로 ‘자연의 어머니’라 해도 전혀 손색
이 없을 듯싶다. 나는 흙의 매력에 더욱 빠지게 되었고 흙속에 나의 삶을 묻기로 마음먹었다.

 

 

임마누엘 포도원의 출생은 1986년도 봄. 신앙인으로서 ‘하나님이 우리와 함께 하신다.’는 뜻이 좋아 순수한 마음으로 ‘임마누엘’이라 이름 지었고, 포도원을 경영하면서 하나하나 나의 꿈들이 내 마음속에 자리 잡아갔다. 한 해 두 해 거름으로 양식을 공급해 주고 물을 주면서 애지중지 사랑을 키워 나갔고, 포도나무는 내 마음을 알아 채리기나 한 듯 잘 자라 주었다. 나이가 네 살이 되면서 나무는 제법 굵고 튼튼해지고 이제 많은 수확을 준비할 나이가 되어가고 있을 무렵, 꽃이 피기도 전에 찾아온 것은 시련이었다.

 

그 해 겨울. 폭설로 인해 많은 수확을 기대했던 포도나무 1000평 하우스가 밤사이에 모두 무너져 내려 버린 것이다. 하우스는 다 꺾여 엿가래 처럼 휘어져 땅까지 주저앉아 버렸고, 나무도 부러지고 그야말로 포도밭은 아수라장이었다. 몸에 힘이 쭉 빠지며 멍하니 바라볼 수밖에 없는 그런 상황이었다. 경제적으로도 매우 어려웠던 시절. 아내와 함께 그 무너진 하우스를 철거하며 마음속으로 눈물짓던 그 때가 지금도 가장 찡한 아픔으로 다가온다. 그러나 시련은 그것으로 끝나지 않았고, 그 후 또 한 번의 폭설 피해 그리고 포도원을 경영하면서 겪었던 이런저런 시행착오들. 이 모두는 가슴을 쓸어내려야만 했던 일들이다

 

 

그러나 역경은 좌절이 아니라 인내를 낳았고, 인내는 오히려 새로운 꿈을 키워 나가는 데에 원동력이 되어가고 있었다. 넘어지고 일어서고를 반복하면서 어려움 가운데서도 농장은 조금씩 더욱 확장 되어 갔고, 소비자의 기호에 맞춘 품종갱신과 삼색포도 시범포 운영 등 새로운 모습으로 변해 가고 있었다. 2006년 포도체험을 시작하면서 내가 좋아하는 어린 꿈나무들을 만나게 되었고, 많은 고객들이 찾아오면서 편히 쉬어갈 수 있는 공간의 필요성을 생각하게 되었다. 한 해 한 해를 거듭하면서 포도나무 그늘 아래 쉼의 공간을 만들고 어린이들이 뛰어 놀 수 있는 잔디밭과 그네시설 화장실 등 놀이시설과 편의시설을 만들어 나갔다.


2012년에는 농촌진흥청 산하 농촌교육농장으로 지정되면서 어린이들에게 농업의 소중함과 중요성을 알리는 농촌 교육의 요람으로서 보람된 일을 할 수 있게 되어 정말 감사하다. 올해에는 우리 농장을 찾는 꿈나무들이 더욱 아늑하고 편안한 장소에서 즐겁고도 유익한 오감 만족의 시간을 보낼 수 있도록 소박하면서도 정감 있는 체험장 시설을 새로 단장하였다.

 

 

‘심은 대로 거둔다.’는 말이 있다. 이 진리의 말씀은 나의 좌우명이기도 하지만 나의 삶을 뒤돌아보게 하며 많은 것을 생각하게 하고 늘 나를 무릎 꿇게 만든다. ‘행복은 저 산 너머 있는 것이 아니라 가장 가까운 곳에 있다.’는 말과도 같이 행복은 누가 가져다주는 것이 아니라 만들어 가는 것이다. 그러기에 포도향기와 함께 누구나 행복을 듬뿍 담아 갈 수 있도록, 그래서 오래오래 기억에 남을 수 있는 추억여행을 만들어 드리기 위해 끊임없는 새로운 출발이 계속될 것이다. ‘임마누엘포도원은 오늘도 2.0의 시력으로 운전 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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