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천관광

약초텃밭의 약초 이야기

아침햇쌀 2015. 3. 12. 08:17

[이천농촌체험관광 스토리 열아홉. 약초텃밭 안명춘]

 

1. 농촌 출신 대체 의학자 친정아버지
친정아버지는 농촌 출신이십니다. 그런데 몸이 몹시 허약 하셨답니다. 형편이 그러니 농사일을 하는 날에도 하얀 와이셔츠에 구두를 신고, 뒷짐을 진 채 논둑만 걸어 다니셨습니다. 농사꾼보다는 글 읽는 선비가 더 어울리는 분이셨어요. 어릴적부터 허약체질이셨던 아버지는 무려 13일 동안 잠들어 있다가 깨어난 적도 있다고 합니다.

 

지금은 누구나 병원을 쉽고 편리하게 이용할 수 있지만, 당시만 해도 의료기관이 부족하던 시절이었습니다. 때문에 건강한 몸을 유지하고 많은 약초들의 효능을 입증하기 위해, 당신 스스로, 당신의 몸에 끊임없이 임상 실험을 하고 기록을 남겼습니다. 또 이를 가족들에게 늘 이야기처럼 들려주시곤 하셨습니다. 그렇기 때문에 큰 딸인 저는 자연스럽게 아버지가 경험하신 민간요법에 관한 이야기를 듣고 자랐습니다.

 

 

아버지의 하루는 아침에 일어나 라디오를 켜고 일기예보를 들으시면서 시작되었습니다. ‘오늘은 뭘 먹어야 속이 좀 편할까?’라고 생각하시면서,논둑에서 캐다 놓은 느릅나무 뿌리를 껌 씹듯이 맛있게 드시고는 마당으로 나가십니다. 그 당시에는 머슴 3명이 문간방에 있었는데 머슴들에게 하루 할 일을 지시하시고는 부엌으로 가셔서 어머니께 무엇인가 약초에 대한 말씀을 하신 걸로 기억됩니다.

 

아침식사 후, 어머니는 부엌에서 한약같이 검은 물을 국 대접에 1/3정도 아버지께 드렸는데, 지금 어머니께 그 때 뭘 그렇게 식사 후 드셨느냐고 여쭤봤더니 ‘빼뿌쟁이’라고 하시는데 질경이를 생즙으로 잡수셨던 것이죠. 질경이는 찬 성질로 거의 만병통치 약으로 알려져 있는데, 아버지의 체질은 열성이셨기 때문에 찬 성질인 질경이를 드시면 몸이 편안하셨던 것입니다. 아버지는 이렇게 늘 상 몸이 아프시면 병원을 생각하시는 것이 아니라 약초를 연구하고 드셔보고 고민하시면서 하루를 보내셨습니다.

 

2. 대를 이은 민간요법
저는 전라북도 정읍 시골마을에서 태어난 5남매 중 맏딸입니다. 친정집 뒤에는 산이 있었습니다. 저는 동생들과 자주 산에 올라가 피바위라는 엄청난 큰 바위 위에 올라 갔어요. 동생은 아들 역할을 하고, 저는 무엇인가 풀을 뜯어다 찧어 동생들에게 먹이는 아빠 역할을 하며 소꿉놀이를 하면서 놀다가 내려올 때는 아버지가 집으로 가지고 오셨던 풀과 같은 풀을 양손에 쥐고 오기도 했습니다. 약초를 가까이 하시던 아버지의 모습이 자연스레 제 일상생활에 배어 있었나 봅니다. 그래서인지 결혼 후 건강에 대한 고민을 많이 하게 되었습니다. 부전여전이라고 어린 시절부터 아버지께 들었던 민간요법에 대한 기억을 떠 올렸습니다.

 

 

어느덧 아버지처럼 민간요법에 대해 공부를 하고 있는 저를 발견하게 되었습니다. 그것이 계기가 되어 지금은 ‘약초텃밭’이라는 제 공간을 만들게 되었습니다. 그런데 신기한 일은 저희 남매가 모두 약초와 민간요법에 관심을 가지고 있다는 것입니다. 여동생은 정읍에서 전통찻집을 하며 맛 좋은 쌍화탕을 직접 만들어 팔고 있습니다. 제법 유명한 찻집입니다. 큰 남동생 부부는 아이들 가르치는 일을 다 접고, 전라북도 순창의 임야 삼 만평에 약초를 심어 교육농장을 운영하고 있습니다. 5남매 중 3명이 약용식물관리사, 건강식이요법사, 발효효소관리사 자격증을 취득하여 악초와 관련 된 일을 하고 있습니다. 아버지를 닮은 자식들이 또 다시 민간요법의 길을 걸어가고 있는 것입니다.


저희 형제들은 모이면 아버지의 민간요법 이야기와 어린 시절의 약초놀이에 대한 이야기를 하기도 하고, 우리가 아팠을 때 어떤 약초를 먹고 나았는지 어머니께 여쭤보기도 합니다. 어머니는 ‘빼뿌쟁이, 엉겅퀴, 항강구뿌리...’ 이렇게 어머님의 언어로 말씀하십니다. 우리 형제들은 그 명칭을 썼던 식물이 무엇인지 서로 의논하며 아버지를 그리워합니다.


3. 약초 텃밭 약초 이야기
제가 운영하는 약초텃밭 농장에는 50여 가지의 약초가 자라고 있습니다. 삼백초, 민들레, 엉겅퀴, 곰보배추, 어성초 등을 볼 수 있습니다. 저는 그 중 인동초와 곰보배추에 가장 애정을 품고 있습니다. 친정아버지께서 좋아하셨던 인동초, 그리고 친정어머니께서 좋아하시는 곰보배추이기 때문입니다. 그 이유는 다음과 같습니다.아버지는 인동초를 참 많이 드셨습니다 인동초는 피를 맑게 하지만 열감기에 최고라고 생각하셨기에 그렇게도 많이 드셨던 것 같습니다. 밖에 나갔다 들어오실 때는 항상 인동초가 손에 들려 있었기 때문입니다.

 

 

이번에는 제가 경험한 인동초 이야기를 해드리겠습니다. 결혼 후 아이를 낳고 100일도 되지 않아 감기에 걸렸었는데, 아무리 병원을 다녀도 병원 약을 먹을 때만 괜찮은 듯하다가 다시 재발하기를 1년여 동안이나 반복하였습니다. 계속 진통제를 먹고 지내다 보니 나중에는 가래에 피가 섞여 나올 정도로 붉은 가래가 나오는 것이었습니다. 몸도 아파서 힘들었지만 무서웠습니다. 생각다 못해 남편에게 인동초 좀 사오라고 했더니 한의원에서 5년쯤 묶은 다 삭은 인동초를 사왔습니다. 어찌나 반갑던지 바로 아버지가 하셨던 방식대로 다려 먹었습니다. 10일 정도 먹다보니 기침할 때 가슴이 아팠던 것이 편안해졌고 가래도 서서히 없어졌습니다.


곰보배추에도 어머니의 경험담이 들어 있습니다. 혀가 다 갈라져서 병원에 다녔지만 차도가 없었습니다. 병원에서도 못 고치나 보다 하시며 힘들어 하시던 때에 제가 담아 놓은 곰보배추 발효액을 드시고 나으셨습니다. 생각해보면 병원에서는 혀 갈라진 곳만 약을 썼지 심장에 열이 있어 혀가 갈라진 걸 몰랐던 것입니다. 곰보배추는 심장의 열도 식혀주지만 천연항생제라고 불릴 정도로 소염작용이 뛰어 납니다.

 

 

엉겅퀴도 어머니를 지켜준 고마운 녀석입니다. 친정어머니께서 40대 초반에 냉이 너무 심하셔서 병원에 갔더니 자궁을 들어내는 수술을 해야 한다고 했답니다. 이런 상황에서도 수술하지 않고 엉겅퀴 식혜를 한 달여 동안 드시고 나으셨습니다. 지금도 건강하게 지내고 계십니다. 그 외에도 약초텃밭에는 많은 약초들이 자라고 있습니다. 나머지 이야기는 꽁꽁 숨겨 놓아야 겠어요. 궁금하시다면... 언제든지 찾아 주세요. 더 재미있는 약초이야기를 들려 드릴께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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