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천관광

비틀즈자연학교 왕잠자리 ‘킹’의 이야기

아침햇쌀 2015. 3. 1. 09:13

[이천농촌체험관광 스토리 열 넷. 비틀즈자연학교 정태성]

 

경기도 이천, 송정동에 자리잡은 비틀즈자연학교의 연못, 연지 위를 비행기처럼 멋지게 날아다니는 잠자리 부부가 있었어요. 몸집도 크고 마치 철모를 쓴 군인과 같이 커다란 머리를 가진 왕잠자리 부부였습니다. “여보~! 우리 우리가 살고 있는 이 아름다운 연지에 알을 낳는 게 좋을 것 같아요. 이곳은 먹이도 풍부하고 물속 풀들도 많아 우리 아가들을 낳기에 딱 좋은 장소네요!” 왕잠자리 암컷은 연지의 부들 잎속에 알을 낳고 알들이 멋진 왕잠자리가 되기를 바라며 멀리 멀리 떠나갔어요.

 

 

“엄마 아빠 안녕~!! 날아가는 모습도 정말 멋진걸... 나도 알에서 나가면 저렇게 멋지게 날아다닐 수 있을거야. 연지에선 내가 제일 멋진 잠자리가 돼야지!” 아기 잠자리는 하루하루 하늘을 나는 꿈을 꾸며 알이 부화되기를 기다렸어요. 2주가 지난 어느 날.. “어.. 내 몸이 이상해.. 드디어 나도 하늘을 나는 잠자리가 되려나봐!” 흥분한 아기 잠자리는 알을 박차고 물속으로 나왔어요. “어? 이상하네.. 날개도 없고 딱딱한 껍질에... 엄마랑 전혀 닮지 않았어.”아기 잠자리는 너무 슬퍼 엉엉 울고 말았어요.

 

 

“애들아~ 난 왜 우리 엄마처럼 하늘을 날 수 없는 거지?” 아기 잠자리는 너무 슬프고 외로워 친구를 만들고 싶었지만 아무도 아기 잠자리곁에 오지 않았어요. 아기 잠자리를 발견한 붕어 아줌마도, 귀여운 아기송사리도 아기 잠자리를 보고는 놀라서 도망을 쳤답니다. “아... 이런 내 모습은 아무도 좋아하지 않아. 난 외톨이야. 엄마처럼 멋있는 잠자리도 아니고 난 괴물인 가봐.” 슬픔에 잠겨있는 아기 잠자리를 멀리서 물끄러미 바라보던 미꾸라지 할아버지가 아기 잠자리에게 다가와 말을 걸었어요.

 

 

“아기 잠자리야. 울지 말거라. 난 이곳에서 너와 같은 아기 잠자리를 많이 보았단다. 다들 처음엔 슬퍼했지만 멋진 엄마 잠자리가 되기 위해 열심히 노력하더구나. 엄마 잠자리가 되는 일은 그리 쉬운 일이 아니야. 앞으로도 너는 네가 갖고 있는 껍질을 벗기 위해 너 자신과 힘든 싸움을 하게 될거야. 이대로 물속에서 슬퍼하다가 엄마 잠자리가 되지 못하는 아기 잠자리도 많이 있단다.. 어때.. 엄마 잠자리가 되기 위한 모험을 시작해 보겠니?”

 

 

아기 잠자리는 미꾸라지 할아버지의 말씀이 잘 이해가 안됐지만 엄마 잠자리가 되기 위한 모험을 하기로 결심했어요. “미꾸라지 할아버지.. 제 곁에서 저와 함께 계셔주시면 안될까요? 전 너무 외로워요.” “미안하다. 아기 잠자리야. 난 너의 곁에 있을 수 없어.. 너가 엄마 잠자리가 되기 위해선 많은 먹이가필요하단다. 때론 나같은 미꾸라지를 잡아먹어야 할 때도 있거든... 대신 너에게 멋진 이름을 하나 지어주고 싶구나. ‘킹’ 멋진 왕잠자리가 되라는 의미로 킹이라 불러주마” 미꾸라지 할아버지는 아기 잠자리를 떠나며 인사했어요.

 

 

“킹! 힘내렴. 네가 연지의 하늘을 멋지게 나는 모습을 꼭 지켜보고 싶구나!” 킹은 슬펐지만 미꾸라지 할아버지의 말씀처럼 연지 안에 살고 있는 많은 생물들을 잡아먹으며 무럭무럭 자라났어요. 추운 겨울과 봄을 지내는 동안 딱딱한 껍질도 벌써 열 번이 넘게 벗고 새로운 껍질을 가진 청년이 되었지요. “언제쯤 난 엄마처럼 하늘을 날 수 있으려나.

 

 

딱딱한 껍질을 벗은 것 도 열 번이 넘어 몇 번인지 기억도 나지 않아. 영영 엄마 잠자리가 되지 못하는 건 아닐까?” 물 속에서만 헤엄치던 킹은 어느 날 연지에 곱게 비치는 달빛을 보게 되었어요. “오늘따라 유난히 저 달빛이 아름답게 느껴지는구나. 나도 한번 물 밖으로 나가볼까? 날지 못 한다면 물 밖 세상이라도 구경하고 싶어.”

 

 

킹은 자신이 처음 태어났을 때 보았던 부들 잎을 잡고 물 위로 올라 왔어요. “우와! 물 밖에서 보는 세상은 이렇게 다르구나. 밤 공기도 맑고 개구리들의 합창 소리도 더 우렁차게 들리고... 물 위엔 연꽃도 이렇게 많이 피어있네!” 부들 잎 위에서 개구리들의 노랫소리를 듣던 킹은 깜빡 잠이 들었는데 그동안과는 다른 몸의 변화를 느꼈어요. 딱딱한 껍질을 벗고 서서히 새로운 몸이 세상을 향해 나오고 있었지요. 킹은 서두르지 않았어요.

 

그동안 열 번이 넘는 탈피과정을 통해 기다림을 배웠기 때문이죠. 커다란 눈이 달린 머리가 나오고 몸통과 꼬리가 나왔지만.. 킹은 날 수 없었어요.. 몸통만큼 커다란 날개는 너무너무 무거워 펼칠 수조차 없었어요. 킹은 두려움과 설레임을 안고 바람에게 몸을 맡겼어요. “새로운 잠자리가 태어났구나! 내가 너의 날개를 말려주마..

 

 

그럼 넌 깃털보다도 더 가볍고 더 빠르게 하늘을 날 수 있을 거야. 후~~~” 동쪽 하늘에 햇님이 살짝 얼굴을 내밀 때 쯤 킹은 몸이 가벼워지는 것을 느끼며 날개를 살짝 흔들어 보았어요. 용기를 내서 힘차게 날개 짓을 하는 순간 킹은 하늘로 높이높이 날아 올랐습니다. 연지에 비친 자신의 모습을 본 킹은 소리쳤어요.


“아~! 난 아빠를 꼭 닮은 색을 가졌구나. 엄마 아빠처럼 멋진 왕잠자리가 됐어! 난 앞으로 연지의 주인이 될 거야.”물속에서 이 모습을 바라보던 미꾸라지 할아버지는 흐뭇한 미소를 지었답니다. “킹! 멋지게 연지 위를 날며 너의 꿈을 펼쳐보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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