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천농촌체험관광 스토리 여섯. 단드레한과 김원숙]
1. 공자님 79대 손부의 집안 이야기
김원숙은 가난한 농부의 딸로 태어나 하고 싶은 공부도 못했습니다. 어린 나이에도 경운기로 논을 갈고 밭을 갈며 농사를 지었습니다. 농사철이 되면 농번기 탁아소를 운영하기도 했습니다. 23세에 농사꾼인 곡부 공씨 성을 가진 청년과 혼인을 했지요. 신랑의 조상님은 저 먼 중국 땅에서 왔다고 했습니다. 새 신랑은 그 유명한 공자님의 79대 손이라 했습니다. 공자님이면 예수, 석가모니와 함께 3대 성인 중 한 분이시니 가문에 대한 자부심은 제법 큽니다.
저희 집 안에는 선조 어르신들에 얽힌 이야기가 있습니다. 우선, 승지 벼슬을 지내신 승지 할아버지 이야기입니다. 이천 저희 공씨 문중에는 승지 벼슬을 지내신 승지 할아버지가 계십니다. 이 어르신의 묘가 마을 뒷산에 있는데, 이 분이 돌아가셨을 때 7개 마을에서 장례를 도왔다고 합니다. 이곳에서 공씨 문중들은 양반 예우를 받고 살았습니다. 우리 집안에는 아들이 유난히 많습니다. 이도 승지 할아버지의 소원 때문이랍니다. 어느 날 승지 할아버지께서 꿈을 꾸셨는데 신령님이 나타나 “공승지, 네가 진정으로 원하는 것은 재물이냐 벼슬이냐 아니면 자손이냐?”라고 물으셨답니다. 자손이 귀한 승지 할아버지는 벼슬보다는 자손 번창을 원했고, 그 후 문중 대대로 아들을 많이 낳은 편이고 딸이 귀했습니다. 지금도 3대에 걸쳐 딸이 1명씩 있었는데, 그나마 현재 4대째에는 딸은 없고 모두 아들입니다.
다음은 제 시할머니에 관한 이야기입니다. 제 시할머니는 엄하시지만 인정이 많은 분이십니다. 이 분은 가정에서 불씨를 꺼트리면 그 집이 못살게 된다고 말씀하셨습니다. 동네의 어느 집이라도 불을 꺼트리면 큰일이 난 것처럼 호령하시니, 담배를 물고 집 밖으로 출타하시면 마을 분들이 깜짝 놀라서 불을 확인하고, 다시 불을 지펴 화로에 담는 소동이 있었다고 합니다.
한편, 모두가 겨우 입에 풀칠만 하고 사는 그 시절에도 할머님은 형편이 좋지 않은 집에서 아이를 낳은 집이 있으면, 며느리 몰래 앞치마에 쌀과
미역을 싸다가 산모를 보살펴 주셨답니다. 할머님은 불쌍한 사람들을 그냥 지나치지 않으셨습니다. 할머니의 한결 같은 은혜로 자손이 복을 받는다며 동네 어르신들께서 칭찬하셨어요.
한 날은 시어머니가 저를 며느리로 보시고 꿈을 꾸셨는데, 검정돼지가 새끼 몇 마리를 몰고 대문 안으로 들어오는 꿈을 꾸셨다고 하셨습니다. 할머님은 제가 가문의 기둥이요 대들보라 말씀하시며, 저를 많이 이뻐해 주셨습니다. 79대 손부인 저도 할머님의 기대를 저버리지 않고 가정을 잘 지키고 아들, 딸 삼남매를 바르게 잘 키우며 행복하게 살고 있습니다.
2. 단드레한과 이야기
중국에서는 공자님 가문인 공씨 가문에서 내려 온 술이라 해서 공부가주가 대단한 인기를 끌고 있습니다. 우리 집안은 공자님의 후손이 한국을 찾아 온 후, 어느 집안 못지 않게 한국의 전통을 잘 지키고 있는 가문입니다. 저희 집안에도 한국 공자님 집안의 특별한 음식이 있습니다. 이천을 대표하는 ‘단드레 한과’입니다. 조상님들이 집안에서 만들어 드셨던 한과를 더욱 발전시키고 특화시켰습니다. 그래서 전통 방식의 한과 뿐만 아
니라 새로운 스타일의 한과도 개발하고 있습니다. 공자님의 유학이 우리나라에 들어와 더 발전하였듯이 공씨 집안의 한과를 더 발전시키고 있는 중입니다.
저는 한과를 무척 좋아합니다. 그런데 시집온 후에는 제사상에 놓인 산자가 먹고 싶었지만 저는 맛도 못 봤습니다. 시부모님과 시동생 3명, 시누이까지 있으니 감히 먹을 수가 없었습니다. 언제인가 마침 농업기술센터에서 한과 만드는 법을 잘 가르쳐 준다고 해서 전통식품교육을 받아 새로운 한과를 만들게 되었지요. 그렇지만 한과를 만드는 과정이 너무 어렵고 예민해서 계속 실패를 했습니다. 하지만 다시 시도하고 시행착오를 열심히 반복하다 보니 제법 한과를 잘 만들게 되더군요.
기름에 튀긴 한과인 유과를 만들 때는 이천의 좋은 쌀로 맛있는 찰떡을 만들어서 ‘쿵덕쿵, 쿵덕쿵!’ 떡을 찧고, 떡덩이를 얇게 펴서 말리고, 적당한 크기로 자릅니다. 자른 유과를 튀기면 몇 배로 크게 튀겨지는 것을 보면 ‘와~~’ 하는 감탄이 절로 나온답니다. 이 유과를 소담스럽게 소쿠리에 한 가득 담아 놓으면, 먹음직도 하고 보암직도 한 정말 사랑스럽습니다. 몇 배로 커지는 유과처럼 부자가 되는 느낌이 팍팍 올 때마다 마음이 뿌듯합니다. 옛날에는 딸을 낳으면 엿 동구리를 낳았다고 했답니다. 옛날에는 딸을 낳으면 시집을 갈 때 엿을 직접 고아 만들어 둥근 동구리에 담아서 보냈답니다. 엿처럼 달콤하게 딱 붙어 살라는 기원이었답니다. 한과의 한 종류인 강정은 엿으로 여러 가지 곡물을 버무려서 만들기 때문에 지금도 서로 잘 어울러져 살라는 의미로 혼인 때 이바지로 꼭 보내곤 합니다.
명절 때면 한과를 한 광주리를 만들어 놓고 ‘맛있네~!’하는 우쭐한 기분과 자부심을 갖게 되었습니다. 제가 만든 한과를 가족들과 이웃들에게 나누어 주었습니다. 제가 많이 많이 먹고 싶어서 만들어 놓고 스스로 흐뭇해 했던 시절이 있었답니다. 한과에 재미를 붙여 이런저런 한과를 만들어 보던 중, 집안에서만 먹던 한과를 판매해 보자는 가족과 농업기술센터 계장님의 권유로 공장까지 갖게 되었습니다. 공자님 79대 손부 김원숙이 드디어 한과공장 사장님이 되었습니다.
달콤하고 입에서 사르르 녹는 그 맛이 바로 단드레한과 만의 노하우입니다. 영양과 멋과 맛으로 모든 이들의 입맛을 사로잡아 모든 사람들이 단드레한과를 많이 많이 드시게 하고 싶습니다. 단드레한과를 드시고 만사형통, 길하게 되시길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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