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천농촌체험관광 스토리 셋. 산수유 마을 이미순]
하늘 아래 첫 동네 산수유 마을에 여러분은 어떻게 오셨나요?
그리고 마을에서 무엇이 제일 눈에 들어왔나요?
산수유마을은 “도피 또는 도니피” 라는 옛 지명이 있습니다. 50대 이상 이천 분이라면 도피라는 말을 한번 쯤은 들어 보았을 것입니다. “도니피”라는 지명 이전엔 “도피”라는 지명을 썼을 것으로 생각하는데, 500년 전 마을에 한 선비가 기묘사화의 화를 피해 이 마을로 도피를 했기 때문입니다. 그리고 “도니피”와 현재 쓰고 있는 “도립리”라는 지명은 6,25 전쟁 때 피해를 입지 않아 생긴 지명으로 돌아서, 돌다 에서 유래된 지명입니다.
500년전 도피한 선비가 바로 남당 엄용순 선비로 5명의 벗들과 의와 우정을 기리기 위해 느티나무 6그루를 심었는데, 아직까지 두 그루가 남아 마을을 지키고 있습니다. 남당은 효자로도 알려져 있는데, 집 주변에 산수유나무를 심어 노모께 직접 다려 올리고, 홀어머니 생신 때가 되면 친구들과 주위 사람들을 모시고 잔치를 열고, 노모의 만수무강을 빌며 술잔을 올렸다고 합니다. 더욱이 노모가 돌아가시자 3년 동안 집에 한 번도 오지 않고 여묘살이를 했다고 중종실록에 전해옵니다.
남당의 벗들 5명과 느티나무를 “괴정육현”이라 칭하는데, 대쪽같은 충절과 사육신으로 알려진 성삼문과는 재종간으로 괴정육현 중 연령대가 최고령인 성담령과, 성리학의 대가로 시문에도 뛰어난 김안국, 기묘사화를 피해 백사면 우곡리로 내려와 학처럼 살았던 강은, 시와 해금을 벗 삼고 살았던 오경, 좌승지까지 지내다 병을 핑계로 물러나 다시는 관직에 나가지 않았다는 임내신 까지 함께 모여 학문을 강론하고 시를 화답했다고 합니다. 여섯 분은 신둔면 남정리와 장동리, 백사면 도립리와 송말리, 우곡리 그리고 부발읍 죽당리에 각자 우거하면서 자주 만났던 것 같습니다.
이 마을에 오시면 가장 눈에 띄는 것이 산수유나무와 느티나무입니다. 그리고 마을로 들어가는데 개울은 보이지 않고 아스팔트 길만 보입니다. 여러분은 차량으로 큰 길로 오시면서 거의 직선으로 오셨지요? 지금은 논을 경지정리 하면서 마을 앞으로 길이 똑바로 났지만, 예전엔 어산리를 지나, 모퉁이를 돌아서 돌아서 마을을 들어와야 했습니다. 초등학교는 물론 중학교, 고등학교를 다니려면 오리나 되는 길을 걸어 나가야 했기에 이 마을이 싫을 때도 많았습니다. 마을이 멀고 버스가 없는 탓에 택시도 많이 탔는데, 도립리는 알부자라는 말도 많이 들었습니다. 비싼 택시를 타는 사람이 많았던 이유로 나온 말이겠지요.
옛날엔 마을이 하늘아래 첫 동네라 정말 시골다웠습니다. 집 앞으로 물이 흐르고, 산수유나무와 느티나무가 놀이터가 되어 그네를 타며 놀았고, 소꿉장난도 하면서, 공기놀이, 고무줄놀이, 술래잡기도 하고, 개울에 모여 빨래를 하고, 물에 발을 담구며 놀던 때가 있었습니다. 옛날엔 사계절을 어떻게 보내며 살았을까요?
물론 봄, 여름, 가을, 겨울 농사짓느라 시간이 없었겠지만, 그래도 계절마다 나름 즐길 거리를 찾아 지혜롭게 보낸 것 같습니다. 봄이면 뒷산에 행주치마를 하고 올라가 고사리와 각종 산나물을 하나 가득 뜯었고, 여름엔 삼삼오오 모여 계곡물에 목욕하고, 가재 잡고, 물고기도 잡으며 더위를 이겨냈습니다.
가을엔 겨울 준비 하느라 산에 가서 땔나무 해 오던 기억이 납니다. 겨울이 제일 바쁜데, 낮에는 마을 입구에 가장 큰 논이 있어 물을 받아 얼면 썰매를 타고, 팽이를 만들어 얼음판에서 팽이놀이를 했고, 나무 조각으로 축구를 대신하기도 했습니다. 밤엔 무엇을 했을까요?
물론 산수유 씨앗 빼느라 바빴습니다. 산수유마을은 일찍부터 서로 도우며 품앗이를 했는데, 집집마다 돌아가면서 함께 모여 산수유를 까는
것입니다. 밤12시까지 산수유를 까고 나면 출출해서 밤참을 먹는데, 그 맛은 둘이 먹다 하나가 없어져도 모를 만큼 꿀 맛입니다.
산수유마을에는 여러 가지 특징이 있습니다. 무엇일까요? 그 하나는 마을이 계절마다 색깔이 뚜렷하게 변하는 것입니다. 봄에는 꽃이 피어 노란색, 여름엔 열매와 잎이 초록색, 가을엔 열매가 익어가 빨간색, 겨울엔 사랑이 가득한 핑크색입니다. 그 둘은 마을 안에 절이 생기고 서당도 생겨, 유불선이 모두 함께하는 색다른 마을이고, 그 셋은 마을 안에 물이 흐른다는 것입니다.
옛날엔 물이 많이 흘렀는데 지금 그 물은 모두 어디로 숨어 버렸는지 보이질 않지만요. 더군다나 개울을 복개하고 아스팔트를 깔아서 보이지 않아 아쉽습니다. 그 넷은 산수유나무와 느티나무가 많다는 것입니다. 산수유나무는 선비나무, 대학나무, 돈 나무라고도 부릅니다. 산수유나무가 단단해 선비의 강직함을 상징하고, 산수유로 자녀들을 대학까지 보냈다고 해서 “대학나무라”하고, 산수유로 마을 농가마다 돈을 벌었기에 “돈나무”라고도 합니다.
여러분, 산수유마을에는 사랑과 그리움이 있고, 조상들의 삶의 지혜가 있고, 역사가 살아 숨쉬고, 괴정 육현의 학문과 시속에 의로움과 우정이 있습니다. 산수유마을에서 마음의 여유를 가지고, 잠시나마 추억으로의 여행이 되시길 기대하며, 마음의 위안과 영원불변의 사랑, 행복 가득한 시간 함께 하시길 바랍니다. 산수유 꽃말은 영원불변의 사랑입니다. 모두가 영원한 사랑, 아름다운 사랑 가득하시길 기원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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