등산여행

태백산 정상을 정복하다

아침햇쌀 2012. 2. 3. 20:17

우리나라의 명산중 으뜸이라는 태백산을 나는 좋아 합니다. 그래도 사계절 등산을 한번씩 경험해 본 산 중에 하나죠. 이 산의 매력은 암벽이 적고 경사가 완만하여 남녀노소 누구나 쉽게 오를 수 있는 산으로 정상에는 고산식물이 자생하고 봄이면 산철쭉, 진달래의 군락지가 등산객을 맞이하고 여름에는 울창한 수목과 차고 깨끗한 계곡물이 한여름 더위를 잊기에 충분하며 가을은 형형색색의 단풍으로 수놓으며 겨울은 흰 눈으로 뒤덮인 주목군락의 설경을 보여 주는 곳으로 남성다운 중후한 웅장함과 포용력을 지닌 육산으로 이루어져 있다는 것이죠.


태백산은 경상북도 봉화군과 강원도 태백시 그리고 강원도 영월군이 접경을 이루는 산으로 해발 1,567m의 명산입니다. 천제단이 있는 영봉을 중심으로 북쪽에 장군봉(1,567m) 동쪽에 문수봉(1,517m), 영봉과 문수봉사이의 부쇠봉(1,546m)으로 이루어져 있습니다. 

 

이 산에서 발원하는 물이 영남평야의 젖줄인 낙동강 1,300리와 우리민족의 역사와 함께한 한강, 삼척의 오십천을 이루니 국토의 종산이자 반도 이남의 모든 산의 모태가 되는 뿌리산이라고 부릅니다.

 


또한 정상에서 바라보는 일출과 낙조는 장엄하여 세속을 떠난 천상계를 연상케 하고 맑은 날 멀리 동해 바다를 볼 수 있는 것도 태백산이 가지고있는 자랑거리죠. 나는 새벽에 올라와 일출을 바라보는 것을 즐겨했답니다.

 

등산은 유일사 매표소를 기점으로 천제단에서 되돌아오는 것과 당골광장으로 내려가는 코스 중 택하게 됩니다. 오늘은 문수봉 방향으로 내려가는 넉넉한 코스를 잡아 시간을 할애하기로 했답니다.

 

 

주목나무죠. 주목은 살아 천년, 죽어 천년, 썩어 천년 합해서 삼천년을 이어간다는 나무랍니다. 얼마나 줄기가 붉었으면 그 이름까지도 "붉을 주"를 써서 "주목"이라 했을까. 실제로 6.25때 불에 타 넘어져 있는 주목나무의 껍질을 벗겨보면 나무가 살아 있는 듯 붉은색  그대로 있답니다. 전국 어느 산이나 주목나무는 보호수로 지정되어 보호를 받고 있습니다.

 

 

 

높고 깊은 계곡과 산속에서만 자라는 주목나무에서 느껴지는 세월의 빛은 단순히 오래된 것이 아닌 모진 세월을 이겨낸 기나긴 인고의 산물로 여겨집니다. 계절을 더할수록 적갈색으로 깊어진다는 나무 빛깔과, 본연의 그 곧은 모양새가 조화를 이룬 모습은 그 어떤 화가나 조각가도 흉내내질 못할겁니다.

 

 

신화의 현장을 마주하는 감동이랄까. 오늘 주목나무를 만끽하면서 나의 삶을 되돌아 보는 기회가 되어지길 기원하며 산행을 해봅니다. 

 

 

많이 올라 왔죠. 그런데 당초 기대했던 정상 능선의 설화나 상고대는 날씨가 차가운데도 햇살이 찬란해서인지 전혀 찾아 볼 수가 없네요. 하긴 대낮에 올라오기 시작해서 설화를 기대한 내가 잘못이었죠. 많이 아쉬웠지만 그런대로 쾌청한 하늘아래 주목나무를 감상하기로 했답니다. 천제단이 얼마남질 않았네요.  

 

 

 

주목나무 위에 녹지 않은 하얀 눈이 파란 주목나무 잎과 잘 어울리죠.

 

 

해발 1,425m 정도되죠. 여기에서 태백산의 천년 주목을 만나게 됩니다. 대부분 주목은 두터운 눈 무게가 힘겨워 고개를 꺾었네요. 하지만 천년 주목은 스스로 머리에 얹은 화관인양 꼿꼿하고 당당해 보였답니다.

 

주목 가지의 그 분방한 휘어짐이나 구부러짐은 바로 수없이 많은 겨울날 적설의 무게와 드센 바람으로 이루어낸 것임을 또한 깨닫게 하는군요.

 

 

 

 

 

 

 

 

 

태백산 최고봉인 1,567m의 장군봉 정상에 오르자 저 앞 태백산 최대의 제단 천제단까지 펑퍼짐하게 펼쳐지며 태백산 정상 능선이 설원으로 눈부십니다. 실제 최고봉은 이곳 장군봉이지만 사람들은 저기 1,560.6m봉 위의 천제단이 선 곳을 정상으로 여기곤 하죠.

 

 

천제단으로 내려가는 중 완전 보호수로 자리한 주목. 카메라맨을 위해 늘 이렇게 포즈를 취하며 포토죤으로의 제 역할을 다하고 있답니다.

 

 

 

 

 

천제단이 있는 태백산 표지석. 위엄이 있어 보이죠. 드디어 오늘 정상을 또 한번 정복하였습니다. 어휴 그런데 날씨가 만만치 않네요. 카메라 셔터를 눌러댈 수 없을 정도로 매섭게 추위가 엄습해 옵니다.  

 

 

태백산릉의 제단은 모두 세 개라고 하죠. 태백산 최고봉인 장군봉 정상에 있는 것이 상단 장군단이며, 중단인 이곳 천제단과 이 제단 아래에 있는 하단이 차례로 늘어서 있다고 합니다. 제단의 크기로 보나 역사로 보나 천제단이 이 세 개 단 중 으뜸이랍니다. 천제단은 단군조선 때부터 옛 사람들이 하늘에 제사를 지내기 위해 설치한 제단이라 하죠. 

 

 

우린 운동삼아 넉넉한 시간을 할애하기로 하고 문수봉을 향했습니다. 앞으로 당골광장까지 2시간여 남짓 걸리겠죠.

 

 

문수봉으로 내려가는 길가에는 철쭉과 진달래 등 잔목이 깔려있습니다. 봄철 관광이 명소가 되겠죠.

 

 

백두대간으로 이어지는 구간이 있네요. 백두대간이라 함은 한반도를 남북으로 가르는 산줄기를 말하죠. 한반도의 북쪽 백두산에서 시작하여 남쪽으로 뻗어 내리다가 남서쪽의 지리산에 이르는 1,400킬로미터의 크고 긴 산줄기랍니다. 언젠가는 백두대간을 종주하고 싶네요. 

 

 

 

 

 

 

해발 1,517m 팻말과 돌탑이 선 문수봉에는 아무도 없습니다. 산봉우리가 바위로 되어 있는 특이한 형태로군요. 문수봉 위에는 자갈이 많아 그 자갈로 된 돌무더기를 멀리서 보면 마치 눈이 쌓여 있는 듯하다 하여 태백산의 이름이 이곳에서 나왔다는 이야기가 있습니다. 

 

 

 

나무들이 숨을 쉬고 있습니다. 눈 속에서도 나무주변에는 눈이 급격히 녹아가는 현상을 볼 수 있었죠. 비록 잎이 없고 죽은듯 쉬고 있지만 활기찬 내일을 위해 살아 역사한다는 사실만은 분명합니다. 

 

 

이제 거의 다 내려와 갑니다. 눈길에 강추위에 기진맥진한 모습이죠. 당골광장까지 2.5Km 힘을 내어 봅니다.

 

 

이 태백산 아래부분은 메타쉐콰이어 나무로 심겨져 있습니다. 올라가던 유일사매표소 주변도 그렇고 이곳도 시원스런 자태로 가꾸워져 있네요. 잎이 무성한 여름엔 더 아름다운 풍치를 볼수 있겠다 싶습니다.

 

 

드디어 도착한 곳 당골광장. 해발 870m에 위치해 있네요. 현재 온도가 영화 14도를 가리킵니다. 아이젠을 풀려고 하니 손이 곱아 움직여 지질 않습니다. 체감온도 영화 20도가 웃도는 아주 매서운 추위랍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