등산여행

상쾌한 소리산 겨울 등산기

아침햇쌀 2011. 12. 28. 13:30

소리산은 경기도 양평군 단월면 가장 북쪽 방향에 위치한 오지에 속하는 산속에 산입니다. 강원도 홍천군과 경계를 이루고 있으며 경기도의 끝자락에 있습니다.  주변의 높은 산에 비하면 해발 479m의 야트막한 산이지만  깍아지듯한 오묘한 절벽과  제법 깊고 의연한 산세가 두드러지고, 사시사철 흐르는 맑은 계곡이 아름다운 소를 이루어 예로부터 ‘소금강’ 이라 불릴만큼 경치가 빼어난 곳입니다.

 

예부터 산 속 바위 벼랑에 수리가 서식했다 하여 수리산으로 부르다가 소리산으로 바뀌었다는 이야기도 전해옵니다.

 

 

 

등산로 입구에 있는 음식점 입구가 잘 가꾸워졌네요. 우측에 있는 정자가 돋보입니다. 한 여름엔 바위 위에 올라 앉은 저 정자에서 쉼을 청하면 금상첨하겠죠.

 

 

 

인이피계곡으로 들어가는 길입니다. 작은 계곡에  돌로 만든 징검다리를 건너면서  얼어붙긴 했지만 오르는 계곡이 시원하게 있어 산행의 즐거움을 한층 즐겁게 해 줍니다.  

 

 

드디어 등산로의 이정표와 함께 본격적인 산행이 시작됩니다. 소리산 정상까지 1,793m. 1시간 30분 정도는 소요 되겠죠.  소리산은 479m의 작고 야트막한 산 이지만 오르는 길은 만만치 않은 듯 합니다.

 

오르기 시작부터 폭포가 있네요. 날씨 관계로 비록 얼어 붙었지만 평상시의 물줄기를 상상할 만 합니다. 협곡 부분은 마치 삼악산의 등선폭포 위쪽의 한 부분을 옮겨다 놓은 것 처럼 느껴지기도 하네요.

 

 

 

소리산 산행길은 우리가 산행을 시작한 남쪽 인이피계곡에서부터 독수리 머리를 닮았다는 수리바위를 거쳐 길게 늘어선 능선길을 따라  오르는 것이 일반적인 것 같습니다.  하지만 능선상의 서쪽 사면은  절벽지대가 많아 많은 주의를 요하는 길이네요.   

 

 

수리봉에서 내려본 계곡입니다. 저 위쪽이 남쪽이죠. 양평방면으로 계곡을 따라 도로가 훤히 뚤려 있답니다. 저 계곡에서 이 산을 바라보면 설악산이 따로 없다 싶을 정도로 아름다운 절경이 펼쳐지죠. 소금강이라는 명칭에 조금도 손색이 없답니다.

 

 

 한그루의 소나무가 고달픈 삶을 대변해 주는듯 합니다. 나무의 본능에 따라 가지가 남쪽을 향해 뻗어있죠. 꽤나 오랜 세월 갖은 풍파에 시달려 왔으리라 짐작됩니다. 잘리고 찢기고 상처난 모습에서 삶을 이어가려고 무진장 애써온 흔적이 보입니다.   

 

 

능선으로 갈수록 굴참나무가 우거져 있네요. 능선일대는 거의 이 굴참나무로 단일 수종을 이루고 평탄한 산길을 걸을 수 있었습니다.

 

 

출세봉? 이곳에 오면 출세를 한다는 건가? 궁금해지기 시작하네요.

 

 

소리산 정상을 거의 다 오를 쯤이면 오른쪽으로 무슨 오소리 굴 같은 작은 굴을 하나 만나게 되는데  이 굴은 소리산의 명소중 하나인  바람굴입니다.  이 굴속의 특징은 손을 굴속에 넣어보면 신기하게도  여름에는 찬바람, 겨울에는 뜨거운 바람이 불어온다고 합니다.

   

호기심이 가득한 내가 그 냥 지나칠 일이 아니죠. 오늘도 여전히 호기심이 자극했답니다. 손을 넣어보니 신기하게도 훈훈하고 따뜻한 공기가 확실히 나오고 있었습니다. 그 바람 세기도 선풍기의 미풍 정도는 될 듯 싶네요.

 

 

 어쨌거나  바람굴을 지나면 소리산 정상은 금방인 것 같습니다.

 

 아! 그런데요. 여기 새로운 삶의 욕구를 발견했습니다. 거대하게 살아 있는 소나무 밑에는 어린소나무가 전혀 없었는데 이 곳 소나무가 부러져 나간 주변에는 씨앗에서 움터 자란 어린 소나무들이 자라나고 있네요. 식물도 종족 번식의 힘은 대단하게 작용한다는 사실을 깨닫게 하는군요.

 

 

 

언젠가 이 산에 산불이 났었나 봅니다. 굴참나무들은 큰 피해가 없었는데 아마도 불에 약한 소나무는 큰 피해를 본듯 싶네요. 어떻게 저렇게 나선형으로 불이 타 올랐을까? 사면에서 사진을 찍어봤습니다. 산에서는 절대 산불조심 !! 철칙이죠.

 

 

 정상으로 오르는 지점 역시 고도감 있는 바위들로 이루고 있는 곳이라  약간의  암벽등반을 해야하는 경우도 있습니다.  인근에 등산로 폐쇄안내 플랜카드가 있었는데 등산로가 아닌 곳을 가다가 추락해서 3명이 사망하는 사고도 생겼다는 내용입니다. 

 

등산은 정해진 등산로를 따라 적당한 휴식과 함께  산행을 한다면  즐거운 산행이 됩니다. 물론 길은 다니다보면 길이 되는 것이지만 산림 훼손 방지라든가 자연경관을 유지하는 차원에서 지정된 등산로를 따라야 한다는 생각이 드는군요.

 

 

올라가는 바위지대에서 바윗가로 다가가면 커다란 노송들이 몇그루 있는데 하나는 곧게 하나는 완전히 구부러져서 둥치위에 올라서서 사진을 찍을 수 있을 정도인 나무와 또 한그루의 소나무가 서있습니다. 이 소나무는 밑에서 사진을 찍었는데 참 보기 좋죠. 

 

 

정상에 올라 서면 가평의 아름다운 풍광이 눈앞에 펼쳐집니다.  이곳이 흔치 않은 경기도 오지로 알려진  봉미산이 지척이고 강원도 홍천까지 길게 늘어선 능선이 이어지는 웅장한 산새를 감상할 수 있는 곳이랍니다.  이제는 동지가 지나고  겨울의 문턱에 들어 섰지만  소리산은 소나무 덕에 아직도 군데 군데 푸른 빛을 띠고 있습니다.

 

 

바위전망대 일대는 노송이 꽤 많고 조금은 평탄해진 코스 위쪽도 단애를 이룬 한쪽은 거목이라고 해도 좋을 키큰 소나무들이 단애를 따라 자라고 있습니다.  전망대를 이룬 바위는 마치 다이빙 보드처럼 허공쪽으로 조금 돌출해있어서 그야말로 더욱더 내려다 보기가 겁이 납니다.

 

 

소리산 정상입니다. 우선 인증샷이 필요하네요. 폼좀 잡고 한컷 !!!

준비해온 김밥으로 점심을 해결했답니다. 날씨가 쌀쌀한 관계로 따끈한 물이 필요하군요.

 

 

내려가는 길은 3곳이 있는데 올라 온 곳으로 되돌아가는 길. 즉, 인이피계곡 방향으로 하산하는 것이 한결 쉽고  경치도 아름다운 길이라고 하는데 안 가본 길을 택하게 되었답니다. 북쪽 능선을 따라 돌고개마을로 내려가거나  서쪽 물례울 (고로쇠마을)  쪽으로  하산 할 수 있으나 우린 돌고개마을로 내려가기로 하고 출발. 아마도 1시간 정도는 소요될 것 같습니다.

 

 

 

 

 

산을 내려오다 인간에 위해 목졸려 숨을 몰아쉬는 나무를 발견하였답니다.  처음엔 등산객의 편의를 위해 밧줄을 묶어 놓았을 것이고 나무가 자라면서 줄을 여유있게 풀어줘야 하는 작업이 필요한데 그냥 방치되어 목이 졸리도록 묶여 있네요. 이 등산로에는 이런 류의 모습들이 여기 저기 많이 발견되고 있었답니다.

 

 

소금강 입구로 가는 길도 있네요. 인이피계곡이죠. 우리가 목적하는 돌고개마을도 거의 다 와갑니다.

 

 

산을  내려오니 마을 입구에 파란 지붕이 보입니다. 뭔가 살펴보니 숯가마 찜질하는 곳이네요.

 

 

도로를 따라 40여분은 걸어야 우리가 출발했던 소리산 인이피계곡 입구로 갈 수 있습니다. 걸으면서 아름다운 농촌마을을 감상할 수 있었답니다.

 

매년 2 월 부터 4월까지 단월면 소리산 고로쇠축제가 열리는 석산리 마을에 도착했는데 이 마을에는 아직도 땔감으로 장작을 이용하는가 봅니다.  집집마다 장작을 쪼개서 쌓아 놓은 모습이 아주 멋지네요.

 

이곳 석산리 마을 주변의 아름답고 깨끗한 계곡은 여름 휴가철 뿐만 아니라 4계절 모두 가족이나 연인들이 계곡의 아름다운 자연을 품고 휴양, 캠핑, 산행을 즐길수 있는 흔치않은 곳이랍니다.

 

 

 소리산은 널리 알려진 산은 아니지만 숲이 울창하고 계곡이 아름답죠.  산음천 쪽은 바위절벽으로 형성되었는데 바위 능선으로 인해 계곡이 단애 협곡을 이루어 경관이 빼어나며, 절벽의 높이는 거의 200m에 이른다고 합니다. 특히 산음리와 석산리 사이에 있는 용소계곡은 기암절벽, 풍부하고 맑은 물과 함께 곳곳에 조약돌이 깔린 공간이 있어 휴식공간으로 인기 높답니다. 

 

 

 

소리산 소금강 안내석 인근에 있는 석간수 약수터에 도착하여 약수를 한잔마시면서 휴식을 취해 봅니다. 간이매점도 있고 매점을 운영하는 분이 약수터 관리도 합니다. 

 

석간수는 골짜기가 아닌 능선에서 자연발생적으로 분출되는 것으로 맥반석 사이에 진참흙이 꽉 들어찬 틈새를 통과하여 지장수 역할도 하는 옹달샘입니다. 나도 몇 년간 이 약수물을 이용한 적이 있습니다. 우리 집에서는 편도 45Km의 거리에 위치해 있으며 승용차로 왕복 1시간 정도 소요되는데 이 먼 거리까지 약수물을 받으러 왔었죠. 많을 때는 1시간이상 기다렸다 물을 받아 갈 정도로 유명한 샘물입니다. 이 석간수는 장기간 보관해도 이끼가 끼지 않고 변하지 않는 특성이 있는 샘물이죠.  

 

 

차를 타고 양평 방향으로 조금 올라가니 산음리 마을 입구에 얼음판이 보입니다. 썰매장을 준비하고 있군요. 물을 뿌려 얼음집도 만들고 1월초부터 2월말까지 눈꽃축제가 열린다네요. 옛날 썰매타고, 팽이돌리고, 연날리고, 스케이트 타던 모습이 선합니다. 한 쪽켠엔 장작불을 지피기 위한 준비도 되어 있네요. 즐거운 축제되길 기원합니다. 

 

 

 인이피계곡입구 소리산 소금강 표지석에서부터 수리바위를 거쳐 출세봉, 바람굴, 소리산 정상, 돌고개마을 입구로 내려와 소리산 입구까지 3시간 30분 정도 소요되었네요. 오늘 소리산 등산은 근래에 아주 상쾌한 산행이었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