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제 막 겨울로 접어드는 시점에 그리 멀지 않은 용문산으로 산행을 나섰습니다. 그래도 먼 발치에서 바라본 용문산은 산 중턱부터 눈이 하얗게 쌓여 있네요. 겨울산행이 시작되었습니다.
용문산은 해발 1,157m로 양평군을 상징하는 산일뿐더러 경기도 내에서는 화악산과(1,468m), 명지산(1,267m), 국망봉(1,168m)에 이어 네 번째로 높은 국민관광지로 지정이 되어 있어 주말마다 탐방객이 줄을 잇고 있답니다.
용문산은 보기와는 다르게 산세가 험한 곳이지요. 해서 용문산을 찾는 대부분의 관광객이 산 정상을 오르는 것 보다 용문사까지, 은행나무까지 산책을 즐기는 편이 더 많은 것 같습니다.
용문사까지 가는 길목에 계곡을 건너는 구름다리가 아름답게 놓여 있네요
용문산 하면 은행나무가 떠오릅니다. 동양 최대의 은행나무가 용문사에 자리잡고 있어 그야말로 산에 처음 다닌 사람도 "아! 은행나무가 있는 산" 이라고 바로 말할 정도로 용문산은 은행나무로 아주 유명한 산이죠. 수령이 1,100년이 되고 밑둥 둘레가 14m, 높이가 62m에 이르는 용이 되어 날아갈 듯한 위풍당당한 기세의 저 거대한 은행나무. 지나가는 사람들이 저마다 카메라와 휴대폰에 담을려고 찰칵.
1,100여 년이나 거친 삭풍과 비바람, 모진 세월 속에서 굳굳히 버텨온 은행나무를 바라보며 뜬금없이 내 삶을 돌아볼 수 있는 좋은 기회가 되었답니다.
은행나무를 막 지나 등산로가 시작되는 시점부터 이맛살을 찌푸리게하는 풍경이 있네요. 여기가 휴전선도 아니고 왠 철조망을 두겹씩이나 설치했는지? 표지판이 붙어있습니다. 상수원보호구역이라고. 아마도 용문사에서 설치한 것 같은데 보기는 썩 좋지않습니다. 다른 방법으로 해결하면 안되었을까?
다리를 건너 5분여 진행하면 상원사와 용문산 정상(마당바위) 갈림 이정표가 나타나는 삼거리, 여기서 우측의 용문산 정상로를 택하여 진행했습니다. 그렇게 약 50미터쯤 이르면 또 다른 이정표와 함께 등산로 표지판도 설치되어 있습니다.
용문산 정상길 마당바위로 올라가는 길을 선택했죠.
길은 계곡을 지나 바위길이 이어지는데 오르막길은 정상까지 줄곧 이어집니다. 그만큼 용문사에서 용문산 정상까지 약3km 정도로 거리가 길지 않음에도 의외로 시간은 많이 걸리게 되네요.
저 바위가 마당바위인가 봅니다. 용문산 계곡 개울 옆에 있는 마당처럼 평평한 바위로 20여명이 둘러 앉을 수 있는 2m 높이의 바위입니다
계곡길인데도 처음부터 바위길이고 계곡을 지나 정상까지 울퉁불퉁 바윗길이 이어져 조금은 신경을 쓰며 올라가야 합니다. 각이 진 바위들이 대부분이라 옆으로 눈을 돌릴 여유가 없네요. 정상까지는 1.45Km 남았습니다. 이곳부터는 이런류의 안내표지판이 너무 많다 싶을 정도로 자주 설치되어 있습니다.
그늘진 쪽은 눈이 많이 쌓여 있습니다. 올라가는 등산로도 눈 덮힌 바위들이라 미끄러워 더 조심할 수 밖에 없네요.
위험한 바위나 길을 올라가는 곳에는 계단이 설치되어 있고 끈을 잡고 갈 수 있도록 편의시설이 잘 되어 있습니다.
특별히 위험한 곳은 없지만 거의 바위 길로 이어집니다. 처음 산행을 하시는 분은 좀 어렵다 싶을 정도죠. 그러나 이에 보상하듯 멋진 전망을 덤으로 얻을 수 있답니다. 소나무와 어우러지는 그림 또한 여유를 갖게 하는 덤이죠.
아~ 이제 거의 다 와가는 모양입니다. 저 멀리 용문산 정상에 설치되어 있는 안테나가 보이기 시작했습니다. 한숨을 돌리고 준비해 간 간식으로 요기를 한 후 다시 오르기 시작해 봅니다.
산은 참 아름답습니다. 이 아름다운 자연을 만끽할 수 있는 기회를 갖는 것이 산을 찾는 사랃들의 목적이 아닐까요. 바위 위에서 자란 저 나무들을 보세요.
멋진 삶을 살다가 제 생명을 다한 저 나무도 끝까지 인간들에게 아름다움을 선사하려고 아직도 서 있지 않습니까?
아주 가파른 계단입니다. 전엔 바위 옆에 줄을 묶어 놓아서 줄을 잡고 힘겹게 올라야 했었는데. 얼마나 편리한지 감사할 따름입니다.
용문산 정상이 이제 110m. 거의 다 왔죠. 조금만 힘을 내면 됩니다.
많은 산님들이 남기고 간 발자국. 더 많은 사람들이 찾았으면 합니다.
정상 인근에 있는 휴식 공간인 팔각정. 저 곳에서 준비해온 도시락을 까는 사람도 있네요. 저 맛이 꿀맛이죠. 따끈한 커피가 곁들여 진다면 더없이 행복해 질테고..
드디어 정상이랍니다. 원래 정상까지는 올라갈 수 없다네요. 군부대 시설로 인해 이곳이 정상을 대신하는 곳이랍니다.
우선 겨울 찬바람이 몰아치는 1,157m 용문산 정상석에서 억지 미소로 인증샷 한방하고
정상을 올라갈 수 없으니 이곳 가섭봉이 정상을 대신 한다네요. 참 아름답죠. 가섭봉이라는 구조물이 겨울이라서인지 하얀 진눈깨비에 씌워진 모습. 멋지죠.
사방을 둘러보니 저 아래 우리가 등산을 시작했던 용문산 주차장도 보이네요. 오늘은 날씨가 쾌청해 멀리까지 볼 수 있는 행운이 있습니다
남쪽과 북쪽은 이렇듯 완연하게 대조적이랍니다. 눈 덮인 북쪽의 모습이죠.
산은 올라가는 것보다 내려올 때가 더 위험합니다. 더군다나 눈 덮인 용문산. 올라갈 때도 힘들었지만 하산로는 바위가 아주 미끄럽네요. 미끄러지지 않으려고 용을 쓰다 한방 빠당!! 바위에 스친 정강이가 피멍이 들고 손목이 시끈. 겨울 산행 늘 조심하세요..
산을 내려오니 배가 출출. 개군면에 있는 장어구이를 잘 한다는 산속 마을 어귀에 있는 장어구이집을 찾아 가니 아싸!! 조개탄 난로에 고구마가 맛있게 익어가고 있습니다. 덮석 한개를 집어들고 시꺼멓게 탄 껍질을 벗겨 입속으로 꿀꺽.. 와 ~ 정말 꿀맛이네요.
장어3마리를 주문해서 굶주린 배를 채웠죠. 숯불 장어구이!! 참 맛있었답니다.
벽에 붙어 있는 '반갑습니다'라는 문군데요. '한번 오신 손님은 처음이라 반갑고, 두번 오신 손님은 구면이라 반갑고, 세번오신 손님은 단골이라 반갑고, 네번 오신 손님은 가족이라 반갑다네'요. 이왕이면 가족이 되는게 좋겠죠. ㅎㅎ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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