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의 이야기

볏섬만두와 만두 이야기

아침햇쌀 2011. 9. 24. 16:32

이천시향토음식연구회 회원들이 이천에 전해오는 음식을 찾아 나섰는데 오늘은 볏섬만두였습니다.

볏섬만두에 대한 이야기와 만드는 기술을 간직하고 있는 석촌골 이복순 사장님이 회원들에게 교육을 겸한 체험을 하였지요

볏섬만두에 관한 이야기를 해보고자 합니다.

 

 

 

정월 15일 대보름을 상원(上元)이라고 합니다. 예부터 우리 조상들은 보름달을 신비의 대상으로 삼았으며 숭배하였지요. 특히 그해의 첫번째 만월(滿月)이 되는 대보름에는 일년의 운수를 점치고 농사의 풍년과 집안의 평안을 빌었다고 합니다.

 

 

 

정월 대보름의 세시풍속은 크게 14일부터 16일에 걸쳐 행해지는데 정월 14일 아침에는 그 해의 풍농을 기원하기 위해 ‘볏섬만두’를 해먹었다고 합니다.

 

 

 

보통 ‘섬만두’라고도 하는 이 볏섬만두는 만두를 작게 만든 다음 그것을 다시 큰 만두피로 네 번 싸서 크게 만드는 것이죠. 이것을 볏섬이라고 생각하고 곧 볏섬이 많이 생겨 풍년 들기를 기원하는 의미였답니다.

 

 

 

원래 큰 만두는 국수로 감는데, 만두가 볏섬을 상징하는 것이니 이것을 묶는 국수는 곧 새끼를 뜻하는 것이고. 이렇게 만든 볏섬만두는 남들에게 주지 않고 집사람들만 먹었다고 합니다.

 

 

 

볏섬만두의 또 다른 의미는 당근, 단호박, 시금치, 보랏빛 상추 등으로 즙을 내어 각기 다른 오색의 작은 만두를 만들어 다시 큰 만두피에 넣고 싸는 것인데 이 다섯 가지 색의 만두는 오복(五福)을 의미하고, 그 오복을 싸서 이웃들과 나누어 먹으며 새해의 풍년을 기원하는 의미가 담겨있다고 합니다.

 

 

 

원래 만두는 중국인들의 음식이라 하죠. 제갈량은 멀리 남만을 정벌하고 돌아오는 길에 심한 풍랑을 만나게 되자 사람의 머리 49개를 수신(水神)에게 제사지내야 한다는 소리를 들었고, 제갈량은 살인을 할 수는 없으니 만인의 머리 모양을 밀가루로 빚어 제사하라고 하여 그대로 했더니 풍랑이 가라앉았다는 고사가 있으며 이것이 만두의 시초라고 합니다.

 

 

 

익히는 방법에 따라, 만두소의 주재료에 따라 그 이름도 다양하죠. 끓는 물에 삶으면 물만두, 뜨거운 김이 오르는 찜통에 찌면 찐 만두, 구우면 군만두, 튀기면 튀긴 만두라 합니다.

 

 

만두소의 주재료에 따라 김치만두, 고기만두, 부추만두, 해물만두 등 기호에 따라 즐길 수 있고. 크기가 크다고 하여 왕만두란 이름이 붙여진 것은 그야말로 하나만 먹어도 배가 부를 정도랍니다.

 

 

 

어느새 우리나라에서도 만두가 겨울철 별식이 아닌 상용식이 되어버렸지요. 사시사철 어디를 가나 상품화된 만두가 눈에 뜨입니다. 김이 모락모락 나는 만두를 보며 저 속에는 뭐가 들어있을까 골라먹는 재미도 있죠.

 

 

 

 만두소에는 각기 성질이 다른 재료들의 어울림이 있습니다. 무엇보다도 우리 조상들이 만두에 담는 의미, 즉 복(福)을 싸서 나눈다는 그 의미가 널리 널리 퍼졌으면 좋겠다는 바램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