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경하면 문경새재와 드라마 세트장이 생각난다. 또한 사과와 오미자가 유명한 곳이다.
우리 교회 찬양대원들이 문경새재를 간다기에 함께 나섰다. 1시간 20분 정도 지나 문경새재 입구에 도착했다.
문경새재!! 백두대간 마루를 넘는 이 고개는 조선시대 영남과 기호지방을 잇는 영남대로 상의 중심으로 사회,
경제, 문화 등 문물의 교류지이자 국방상의 요충지였다. 새재라는 말은 새도 날아서 넘기 힘든 고개, 억새가
우거진 고개, 새로 만들어진 고개라는 뜻이 있다고 한다. 조선 태종 때에 영남대로가 개척되면서 이 고갯길이
열렸다. 1594년 선조때에 제2관문(조곡문) 을 설치하였고 1708년 숙종때에 제1관문(주흘관)과
제3관문(조령관)을 설치하여 군사적 요새로서의 역할을 담당하였다고 한다.
주차장에서 하차한 후 선비의 상과 옛길박물관을 지나 제1관문을 통과하여 본격적인 등산로로 들어섰다.
문경은 사과가 유명한 곳. 그래서 사과의 고장을 상징하는 조그마한 탑을 세웠고 사과나무를 심었다.
주흘산!! 문경지방의 진산이며 옛 문화의 터전으로 이 협곡에는 유서깊은 기암절벽의 장관과 여러갈래의 오솔길은
천혜의 멋진 등산로이다. 산행코스는 여러 코스가 있는데 우리는 무난하다는 제1관문-충열사-여궁폭포-혜국사-대궐터
-주흘주봉-꽃밭서덜-제2관문-제1관문으로 이어지는 제1코스를 택했다. 산행시간은 5시간이 소요될 예정이었다
산에 들어서면서 부터 가슴이 탁 트여지는 것 같은 느낌이다. 신록이 우거진 나무와 잡초들.
그 푸르름이 더해 보였다. 산행 처음부터 끝까지 계곡에선 촬촬촬 물 흘는 소리. 언제 이렇게
아름다운 산을 올라가 보았던가? 몇일이 지난 지금도 계곡 물소리가 귓가에 들려오는듯 하다.
40여분 정도 올라가니 혜국사가 있었고 오늘은 부처님 오신날이라 연등과 함께 많은 신도들의
발걸음이 이어지고 있었다. 등 뒤로 땀이 흘러 빨래짜듯 물이 흐르고 1시간 30분 정도 지났을까 웅장한
물줄기의 폭포가 눈앞에 다가왔다. 여궁폭포!! 높이 20m는 실히 넘을 것 같은 이 장엄한 폭포는 수정같은
맑은 물이 노송의 멋, 기암절벽의 풍치 등과 조화를 이루어 그 경관이 수려하매 옛날 7선녀가 구름을 타고와
여기서 목욕을 했다는 곳으로 밑에서 쳐다보니 마치 형상이 여인의 하반신과 같이 생겼다 하여 여궁폭포라 한다
계곡을 따라 어렵게 올라가보니 약수터가 우릴 기다리고 있었다. 누군가가 등산객을 위해 약수터를 개발해
목마름을 달래주고 기쁨을 나누고 싶었나 보다. 약수터에는 "주흘산 백번 오르니 이 아니 즐거우랴"라는
글귀가 눈에 들어왔다. 벌컥벌컥 물을 들이키고 휴식을 취한뒤 정상을 향해 길을 재촉했다.
점심식사를 준비해 오지 않은 우리는 배가 고팠다. 그래도 간식으로 준비해간 약간의 떡과 오이, 초코렛 등으로
배를 채우면서 우린 겨우겨우 주흘산 주봉에 도착했다. 와~~! 내려다 보는 광경은 마음이 활짝열리게 했다.
힘들었던 산행의 피곤까지도 싹 씻어 주는듯 했다. 주흘산 주봉 해발 1075m. 기념사진 한방 찰칵!!
가끔 산행은 인생에 비유한다. 올라갈 때보다 내려갈 때를 조심하라고 내려가는게 더 힘들다고들 한다. 작은
돌바위가 깔려 있는 내리막 산길은 점심을 굶은 우리들에겐 고통이었다. 한참을 내려오다보니 각개전투.
우리팀이 어디에 있는지 눈에 안들어 온다. 길가에 아름답게 피어 있는 꽃을 감상하며 산행 내내 흐르는
계곡 물소리를 감상하며 내려오다보니 배고품을 잊은듯 자연의 아름다움에 감탄하지 않을 수 없었다.
누군가가 쌓아 놓은 작은 돌탑 무리들. 아! 그런데 이건 또 뭔가 떨어져 나갈까 말까하는 바위.
밑 받침없이 서 있는 바위 위에서 자란 나무들. 이 광경은 백만불짜리인 것 같다.
이제 거의 다 내려온 모양이다. 넓은 흙길로 들어섰다. 잠시후 제2관문이 나왔다. 엄청난 관광객들이 길을 메웠다
제1관문에서 제2관문, 제3관문까지 산책하는 관광객들인 것 같다. 이 문경새재길만 거닐어도 큰 운동이 되겠다.
제1관문까지 내려오는 도중 만난 조곡폭포와 길옆에 인공적인 물길은 걷는 사람들에게 시원함을 안겨주고 있다.
내려오는 길 옆으로 과거길에 오른 사람들이 지친 몸과 심신의 피로를 풀던 숙소 주막과 과거길의 선비는
장원급제하고, 아들을 못 낳는 여인은 옥동자를 낳고, 상인은 장사가 잘 되며, 몸이 마른 사람은 쾌차한다는
소원성취탑, 교귀정, 지름틀바위, 인공적으로 조성한 산이라는 조산, 관리들의 숙소였던 조령원터,
옛 과거길 등 다양한 옛 정취를 느낄 수 있는 문화시설들이 자리하고 있다.
드디어 식당에 도착. 굶주린 배를 채웠다. 5시간 30분이 소요되었다. 주흘산 산행은 힘은 들었지만
아름답고 싱싱한 대자연을 맘껏 즐겼다는데 큰 의미가 있다. 다시 오고 싶은 산행이다.
다음 기회엔 정상에서 제3관문으로 내려오는 코스를 택해야 겠다.
이후 일정을 위해 차로 이동. 우리가 당초에 준비한 코스는 진남역. 철도자전거를 타기 위해 아침 일찍
예매를 시도했지만 표를 구하지 못해 바로 앞에 있는 수상자전거를 타기로 했다. 물놀이. 나름대로
동심의 세계로 돌아갈 수 있는 기회였다. 서울에서 자동차로 2시간 남짓 소요되는 문경은
다양한 자연적 휴양과 관광지, 문화시설과 놀이시설, 인위적으로 만들어진 드라마세트장
등 각광 받는 관광지로서 손색이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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