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여름철의 농사와 세시풍속
여름철은 입하가 있는 4월부터이다. 4월에는 못자리의 관리와 올콩 등을 심으며, 3월에 파종한 각종 농작물의 제초작업을 한다. 보리나 밀은 이 시기에 이삭이 패며, 망종(亡種)이 지나면 보리의 수확에 들어간다.
5월에는 보리수확이 본격적으로 시작되며, 모심기를 한다. 중요한 일은 모심을 논에 퇴비를 넣어 주는 일이다. 모가 어느 정도 자라게 되면 논에 심을 모를 뽑게 되는데, 이것은 '모찐다'고 한다.
5월부터 6월의 하지(夏至)까지 모심기작업이 집중적으로 이루어진다. 이때는 마을사람들끼리 품앗이 등의 협동작업이 관행화되어 있었지만, 현재는 품을 사서하거나 이앙기 등을 이용하기도 한다. 모심기에는 '벌모심기와' '줄모심기'가 있다.
6월은 모심기가 계속 이어져 사람들의 마음을 바쁘게 만든다. 모심기의 적기는 하지를 전후로 한 시기로 보고 있으나, 현재는 조기 이앙을 실시하기 때문에 정확하게 지켜지는 것은 아니다. 6월 중순이 되면 자란 고구마의 순을 잘라 비오는 날에 이식하며, 말복(末伏)을 전후로 해서 김장배추나 무를 심는다. 이밖에도 심어놓은 고추ㆍ팥ㆍ콩ㆍ호박 등 밭의 김매기를 해주며, 촘촘한 곳은 솎아내어 잘 성장할 수 있도록 한다.
여름철의 세시로는 음력 4월의 초파일과 단오, 그리고 6월의 유두(流頭)와 복(伏)을 들 수 있다.
음력 5월의 단오에는 그네뛰기와 쑥떡 등 단오편을 해서 먹는다. 단오는 북유럽에서 말하는 메이데이(May day)적 의미를 담고 있기도 하다. 우리나라에서는 강릉 단오제와 경남 창녕군 영산지방의 문호장굿, 그리고 경북 경산군 자인지방의 한 장군놀이가 대표적이다.
○ 강릉단오제는 대관령의 서낭신을 국사여서낭당으로 모셔와 합방을 시킨 뒤 제사를 지내는 것으로부터 시작된다. 단오제가 본격적으로 시작되는 음력 5월 3일부터 7일까지는 강릉의 남대천에 난장이 벌어져 많은 사람들이 구경을 간다. 또한 동해안 별신굿이라는 풍어기원제와 탈춤인 관노가면극2)이 공연된다.
○ 문호장굿은 탐관오리였던 관찰사를 농락하고 죽음을 당한 문호장을 위해 벌이는 행사이다. 문호장이 죽게 되었을 때 자신을 위해 제사를 지내 달라고 했는데, 이 유언에 따라 마을에서 단오날 제사를 지내왔다고 한다. 재미있는 것은 제사를 거르는 해에는 호랑이가 해를 입히거나 마을에 전염병이 돌아서 큰 피해를 입는 일이 발생하곤 했다는 것이다.
○ 한장군놀이는 임진왜란 때 여인의 복색으로 변장을 하고 왜구들을 무찔렀던 한장군을 기념하기 위해 만들어진 행사이다. 따라서 놀이방식도 한장군이 왜구를 물리친 내용을 보여주는데, 이에 곁들여 가장행렬도 벌어진다.
유두는 동류두목욕(東流頭沐浴)이라는 말을 줄인 것으로 원래는 동쪽으로 흐르는 물에 머리를 감고 목욕을 하는 뜻이다. 즉 동쪽이라는 뜻이 양기가 강하기 때문에 이 물로 머리를 감으면 잡스러운 귀신을 쫓을 수 있고, 여름의 더위도 먹지 않는다는 믿음에서 생겨난 풍속이라고 할 수 있다. 이외의 유두천신이라는 풍속도 있는데, 이때가 되면 밭에 심은 참외나 수박 등 햇과일이 열리는 때라 조상께 햇과일과 함께 국수나 떡 등을 만들어 제사 드리는 것을 말한다.
복은 초복 중복 말복으로 나누어진다. 이때는 몸을 보하는 음식을 먹는데, 가장 큰 이유는 더운 여름날 김매기 등의 힘든 노동으로 허약해진 몸을 회복하기 위한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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