농업소식

가을농사와 세시풍속

아침햇쌀 2010. 2. 5. 22:59

◎ 가을철의 농사와 세시풍속

 7월은 농번기이기는 하나 조금 한가한 편에 속한다. 7월초가 되면 모내기를 한 지 보름경이 되는데, 이때부터 논매기에 들어간다.

 ○ 최초의 논매기는 '아시매기', 두 번째는 '두벌논매기', 세 번째는 '세벌논매기'라고 한다. 논매기의 간격은 일주일쯤이며, 세벌논매기 때는 4~5골을 떼어 물을 타주는데 이는 공기의 유통이 잘되라고 하는 것이다.

 8월은 벼가 출수하여 익어가기 시작하며, 다른 농작물들도 열매나 뿌리가 익어간다. 따라서 농작물의 성장발육을 마무리 하는 때이기도 하다. 논에서는 수시로 피를 뽑아주며, 이삭거름을 주어 출수에 해가 없도록 한다. 최근에 들어서는 출수기에 자주 병충해가 오기 때문에 농약을 뿌리기도 한다.

 9월의 상강(霜降) 무렵이 되면 성장기의 농사일은 거의 마무리되고 수확이 이루어지기 시작한다. 벼베기의 시작과 추수, 입동(立冬)을 맞아 가을보리와 밀의 파종에 들어간다. 그러나 김장용 배추와 무는 성장기의 최종단계이기 때문에 잘 여물도록 관리작업을 해야만 한다.

 음력 7월에는 견우와 직녀가 만난다는 칠석과 백중(佰中)이 있다. 백중은 불교에서 들어 왔다고도 하는데, 원래 일꾼들의 축제날이라고 할 수 있다. 백중 때가 되면 대개 바쁜 농사일이 마감되기 때문에 그 해에 고생을 많이 한 일꾼들을 위로하고 잔치를 베풀어주는 것이다.

 음력 8월에는 우리나라의 대표적인 명절인 추석(秋夕)이 있다. 새로 난 햇곡식으로 빚은 송편과 술을 해서 조령(祖靈)께 봉사(俸仕)하고 성묘를 하는 천신의례(薦新儀禮)적인 성격이 강하다. 특히 송편은 보름달을 상징한다고 하며, 송편을 통해서 임산부들이 자신의 아기가 아들인가 딸인가 점을 치기도 한다. 즉 송편에 바늘이나 솔잎을 넣어 찐 다음에 깨물었을 때, 뾰족한 쪽을 물면 아들이라고 믿는다.

 추석 때에는 꼭 성묘를 가는데, 이것은 바로 농경이 주 생업이었을 때 햇곡식을 추수하게 되면 조상에게 천신해야 한다는 사고가 팽배했던 까닭과 무관하지 않다.

 추석에 행하는 민속놀이로 대표적인 것은 충청도와 경기도, 황해도 지방의 거북놀이3)와 소놀이, 전라도 지방의 강강수월래를 들 수 있으나 현재에는 거북놀이나 소놀이의 경우는 여주, 이천 등에서만, 강강수월래는 진도 등의 전남 해안지방에서만 전승되고 있는데, 그 이유는 일제에 의해 전승이 방해되었기 때문이다.

 강강수월래는 부녀자들만이 참여할 수 있었던 추석의 대표적인 놀이로서, 농사에 힘들었던 피로를 위로한다는 성격이 강한 놀이다. 특히 팔월 보름달이 떠오를 때 여성들이 넓은 공터에 모여 노래를 부르면서 다양한 놀이를 펼쳤다.

 이처럼 보름달 아래 여자들이 참여한 놀이에 특별한 의미가 있다. 달은 여성신(女性神)으로서 농사의 풍요를 관장하는 신격이다. 땅을 관장하는 신도 여신이다. 즉 달과 대지, 여성을 같은 개념으로 보았으며, 이들은 모두 생산을 담당하는 상징적인 존재들이기 때문에 우리 민족은 달의 정기를 받아들여 생산을 높이고자 하는 의도로 행해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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