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쇠소깍" 생소하지 않습니까? 발음이 투박하기도 하고 쇠소깍은 무슨 뜻이며 어떤 곳일까요? 차를 몰아 갔습니다.
도착한 곳은 긴 골짜기 같기도 하고 큰 웅덩이 같기도 한 하천이랄까. 여하튼 에머랄드 빛 아주 시퍼런 물이 흐르는 천이로군요.
관광객을 위한 통로가 잘 만들어 졌습니다. 오늘은 비가 오는 지라 우산을 쓰고 관람을 합니다.
쇠소깍이란? 무엇인가. 쇠소깍은 효돈이라는 마을 이름의 옛말인 '쇠(牛)"와 웅덩이를 나타내는 '소(沼)', 그리고 끝을 의미하는 접미사 '깍'을 조합한 지명이라고 합니다. 즉 '소 모양으로 생긴 하천 웅덩이의 끝' 정도로 해석하면 될 것 같습니다.
하효마을에서는 이곳을 소가 누워 있는 형상이라고 합니다. 따라서 쇠소깍은 '누운 소를 닮은 못'이라고도 할 수 있지요
제주 남쪽 하날산에서 발원한 물줄기가 돈내코를 지나 서귀포 시가지 동쪽 방향으로 흘러 내리는 천을 효돈천이라고 하는데 효돈천은 제주 남쪽 바다와 만나는 끝 지점에 이르러 깊은 소를 형성하는 것이죠. 이 소가 위치해 있는 곳을 일컬어 쇠소깍이라고 부르는 겁니다.
쇠소깍은 효돈천의 담수와 바다에서 올라오는 해수가 서로 만나는 하구 지형으로 깊은 수심의 못과 용암으로 형성된 하류 가장자리의 기암괴석과 울창한 송림, 침식으로 만들어진 하천 지형이 어우러져 절경을 이루는 아름다운 곳으로 명승 제78호로 지정되어 있다고 합니다.
쇠소깍을 따라 아래 그림과 같이 볼거리가 이렇게 풍부합니다.
제주도의 하천은 대부분 평상시에 건천의 모습을 하고 있는데 건천의 경우에도 물이 흐르지 않을 뿐 스며든 물이 지하로 흘러 하천 하구에 이르면 용천수가 되어 솟구쳐 오릅니다. 이곳 엮시 효돈촌에서 지하로 흐르던 물이 쇠소깍에 이르러 많은 물을 토해 내어 쇠소깍을 이룬다고 합니다.
쇠소깍에는 테우라고 하는 전통 배체험이 있는데 오늘은 비가 오는 관계로 발이 묶여 있네요. 아마 밝은 날에는 테우라는 전통 배를 타보는 것도 흥미있을 것 같습니다. 테우는 통나무로 엮어 만든 텟목과 같은 제주의 전통 배라고 하네요.
제주에는 해변이 검은모래로 구성되어 있지요. 검은 모래와 검은 자갈입니다.
아름답고 신비스러운 쇠소깍에 가슴어린 어느 청춘남녀의 슬프고도 아름다운 사랑의 전설이 내려오고 있답니다. 간추려 보면 그 이야기는 이렇습니다.
부잣집 외동딸과 머슴이 사랑하다 외동딸이 시집을 가자 억울한 머슴이 물에 빠져 죽었다네요. 사람의 힘으로는 건져낼 수 없는 (남내소)깊은 소여서 외동딸은 밤마다 백일기도를 올려 큰 비를 내리게 해 달라고 빌었답니다. 백일이 되는 날 큰 비가 내려 물이 불어나고 냇물이 넘치자 총각이 떠올라 처녀는 부등켜 안고 울다 따라 죽었다는 전설입니다. 사랑과 높은 절정을 기리기 위해 마을 동쪽 동산에 할망당을 모시고 있다는 슬픈 이야기랍니다.
에머랄드 빛 쇠소깍!! 아름다운 경치와 더불어 테우를 즐길 수 있는 제주여행 중 꼭 가볼만한 곳으로 추천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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