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천관광

새 쫓는 할머니와 새 구이

아침햇쌀 2015. 2. 12. 13:51

[이천농촌체험관광 스토리 하나. 김금순 블루베리농원]

 

이천의 끝자락, 이천의 제주도라 불리는 율면 오성리의 옛 명칭은 척오리(尺五里)와 장성동(長城洞)입니다. 척오리와 장성동을 병합하여 오성리라 현재 부르고 있는데요. 오성 1리 마을인 장성골 뒤쪽이 팔성산 줄기가 길게 성을 쌓아 놓은 모습과 흡사하고, 골이 깊은 골짜기 마을에 붙여지는 이름의 장성골 마을이 있답니다.

 

 

이곳 마을에 들어서면 마을 초입에 조 효자 정려각이 있고, 이 정려각을 왼편으로 놓고 돌아 나와 마을회관을 지나면 앞쪽에 이천시 김금순 블루베리 농원(일명 : 장성골 블루베리)이 자리 잡고 있습니다.

 

 

이곳에는 풍양 조씨 10대 후손의 며느리인 한옥분(한금순)할머니가 계십니다. 한옥분(한금순) 할머니는, 2명의 시동생과 3명의 시누이를 시집 장가 보내고, 암으로 돌아가신 시아버지와, 중풍으로 병든 시어머니를 극진히 모셔서, 경기도지사에게 효부 상을 탄 뼈대 있는 효자 집안 할머니이십니다.

 

 

할머니는 둘째 며느리의 이름이 ‘금순’이라서, 이름까지 닮은꼴 며느리라고 며느리 인연을 특별하게 생각하시지요. 쉽지 않은 것이 시부모 모시는 길인데, 효자 집안의 효자 난다고~. 효자 조시한의 후손, 이천시 김금순 블루베리 농원 아즈매의 마음은, 그래서 늘~ 마음이 무겁습니다. 왜냐하면, 닉네임이 블루베리 천사인데, 천사처럼 시부모님께 잘 해야 하지만 블루베리 수확시기만 되면 불효를 저지르기 때문입니다.

 

 

저희 아버님과 남편의 대화 한번 들어 보시겠습니까?

“어미야 ~어미야!” 밖에서 아버님이 부르십니다. 아침잠이 없으신 아버님께서 이른 새벽에 일어나셔서 나갔다 오시더니, “이거 에비 갔다 먹여라.”하시며 새 구이를 내 놓았습니다. 아침부터 3마리의 새가 그물에 걸려 매달려 있어 자식 주려고 새 구이를 구워 오신 것입니다.


아버님이 내민 새 구이를 보며 울 남편 하는 말~ “아버지 이제 하도 먹어서 더 이상 지겨워 못 먹겠어요.” “새들이 자기 친구 죽은 것을 보고, 무서워 못 오게~ 그냥 그물에 걸린 상태로 놔두세요~.”
“이놈아!~~새들을 왜 새 대가리라고 하는 줄 아냐? 그런 것을 모르기 때문이야.” 하십니다. “새 들이 밉다 보니, 이젠 새 구이도 맛이 없어졌어요~.” 남편의 탄식이 묻어나는 말입니다.

 

 

남편과 아버님의 대화를 듣던 어머니께서 아버님께 새 구이를 받아 들고는 저에게 건네주시다가, 마침 새들이 날아 들어오는 것을 보자 소리치십니다. “워~이 워~이!” 혹시라도 자식농사 망칠까봐 절룩절룩 성치 않은 다리로 지팡이 짚어가며 농장 옆 나무그늘에 자리를 잡으시는 우리 어머니!


오늘은 새들 몇 마리가 날아와 속을 썩일까? 일을 도와 줄 수 없으니 새라도 쫓아 주시겠다고, 그늘에 자리를 잡고 앉아계십니다. 하지만 야속한 새들은 어머니를 보자마자 후다닥 날아가야 하는데, 날아가지 않고는 약을 올리듯 천연덕스레~ 블루베리 밭에 날아옵니다. 이 녀석들은 어머니 앞에 있는 나무에서 잘 익은 블루베리를 물고 또 먹고 있습니다.


“워이 워이~, 이놈의 새들 얼른 못 날아가니? 워이 워이~!” 새들이 속을 썩입니다. 오늘도 수 십 마리의 직박구리 놈이 날아와 블루베리를 삼켜 버리고, 작은 참새놈이 찾아와 블루베리 알맹이를 콕콕 찍어 놓아 한해 농사 망치지 않게 하려고 소리 높여 외치십니다.
“워~이 워~이”

 

 

블루베리 농사짓기 전에는, 새들의 지저귀는 소리가 예쁘고 아름답게 들렸지만, 오늘 아침에도 여전히 새소리가 아름답게 들리지 않는 아침이 되고 있습니다. 이르면 장마 시작 무렵 시작해 늦으면 장마 끝 쯤, 새들이 블루베리 밭을 찾기 시작하면서 블루베리 밭은 새들의 낙원이 되어 주변 새들의 집합장소가 되고 맙니다. 이 때 쯤 되면 새들과의 전쟁을 선포하게 되지요. 그래서 영악한 새들은 단순히 하늘을 나는 동물이 아니고, 우리 어머니께는 블루베리를 훔쳐가는 도둑놈 새들이 됩니다.


어머니 하시는 말씀이 “저것들도 자기들도 먹고 살겠다고 하는 짓거리인데... 에~효! 그래도 나는 너희들이 싫다.”하시며 소리 높여 새를 쫓으십니다. 어머니 입장에서는 블루베리 수확량을 줄어들게 하고 파지 블루베리를 만드는 나쁜 새들이기 때문이지요.


작년엔 허수아비도 만들어 농장에 세워놔 보았고, 반짝 반짝 빛이 나는 은박지 허수아비를 매달아 새들의 눈이 부시도록 방해 공작도 펼쳐 보았지만, 울 어머니 새 쫓는 소리가 제일 효과 있었답니다. 올해는 어머니 수고를 덜어 드리려 매와 독수리 소리를 녹음해 두었는데 음향기기를 설치해 보려고 합니다. 이 방법이 넓은 밭에 찾아오는 새들을 막을 수 있을지 모르나 큰 효과를 기대하지는 않습니다. 왜냐하면 새들도 학습효과가 있기 때문에 살짝 자리를 피했다 되돌아 온 다는군요.


 

 

사람들은 우둔한 이들을 보며 새대가리라고 놀린다 하지만, 새들은 그렇게 어리석지 않다는 것을 농사를 지으며 다시 깨닫게 되는 지식이라면지식이지요. 농장은 크지 않지만 깨끗하게 정리된 밭을 보며, 소박한 농사꾼 며느리에게 도움을 주려고 한금순 할머니는 오늘도 소리 높여 외칩니다. “워~~이 워~~이” 당신 목쉬는 것은 아랑곳 하지 않고 소리치십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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