음력 삼월에는 청명[淸明]과 곡우가 있습니다. 청명은 보통 한식과 6년에 한번씩 겹치거나 하루 전이 되기도 합니다. 그래서 "청명에 죽으나 한식에 죽으나 매일반"이라 했지요.
청명이 되면 비로소 봄밭갈이를 시작합니다. 천수답이나 물이 부족한 논에서는 봄철 논물 가두기를 하지요. 논물을 가두어 두었다가 물이 부족한 모내기 때 요긴하게 쓰자는 것인데, 가두어 둔 물은 대부분 봄 가뭄에 마르기 마련입니다. 논물 가두기는 이론적으로 그럴듯했으나 농민들의 호응은 얻지 못했습니다.
예부터 "한식날 논물은 비상보다 더 독하다."고 했습니다. 농가에서는 논물을 가두어 두면 지력이 소진되고, 논갈이에 지장이 있어 이를 기피해 왔다고 합니다. 그러나 관(官)에서는 이를 모른 채 일방적으로 "봄철 논물 가두기를 강력 추진"하는 바람에 논물 가두기는 농민을 무시한 전시행정의 표본이 되었었지요. 현재는 저수지의 확충, 농업용수의 개발, 양수기의 보급 등으로 논물 가두기는 사라졌답니다.
청명 때는 삐삐, 또는 삘기라 부르는 띠(牙)의 어린 순이 돋는데 군것질거리가 없던 농가의 아이들이 다투어 뽑아 먹기도 했습니다.
청명·한식 때가 되면 특히 바람이 심한데, 이때 불이나기 쉬우므로 한식날은 불을 사용하지 않고 찬밥을 그냥 먹기도 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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