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의 이야기

떡국 떡은 원래 어떤 모양이었을까?

아침햇쌀 2014. 1. 30. 15:41

설날 아침에 우리는 숙명적으로 떡국을 먹어야 합니다.

떡국을 먹으면서 느끼는 것은 떡국은 왜 둥근 원형으로 썰지 않고 삐딱하게 타원형으로 썰었을까? 궁금하지 않으신가요?

 

어느 자료를 보면 떡국 떡은 원래 둥근형이었는데 현대에 들어와서 기계로 썰다보니 타원형으로 썰었다는 이야기가 있습니다. 그러나 내가 어릴 때 떡국 떡, 다시 말해 가래떡을 만들고 써는 과정을 회상해 보면 이해가 쉬울 것 같네요.

 

내가 어릴 때 가래떡 만드는 과정은 큰일이었답니다. 가래떡은 보통 설날 1주일 전에 만들었지요. 가마솥 위에 시루를 얹어 그 속에 쌀을 넣어 떡밥을 지은 후 리어카에 얹어 끌거나 지게에 지고 꽁꽁 얼어붙은 눈길을 밟으며 마을 어귀에 있는 정미소로 가져갔는데 밥이 식을 새라 담요나 이불을 푹 뒤집어 씌워 운반했지요.

 

 

 

추운 날씨에 손발을 동동 굴러가며 떡방아 순서를 기다리다 하얗게 빠져나오는 가래떡을 보면 얼른 한줄기 잘라 입안에 쏙~~ 어느새 꽁꽁 얼어붙었던 온 몸에 추위가 가시던 그 맛이 진짜 시골의 정취였습니다.

 

만든 가래떡을 서늘한 곳에 2~3일 두면 꾸덕꾸덕해 지는데 이때 칼로 썰게 됩니다. 아마 부엌칼로 썰 때는 둥글게 써는 것이 좋았을 것 같고, 작은 작두로 썰 때는 긴 가래떡을 옆으로 넣어가며 썰어야 편리하기 때문에 타원형으로 썰게 되지 않았나 생각됩니다.

 

 

 

원래 떡국 떡은 하얗고 동그란 태양을 형상화하였다지요. 또한 순수함과 완전함을 상징하는 것으로 새해 복이 들어오기를 기원하는 마음을 담은 것이라고 하는 이야기가 있긴 한데, 둥글게 썬 떡보다는 타원형으로 썬 떡이 더 풍성해 보인답니다. 그러나 너무 옆으로 눕히면 긴 타원형이 되어 숟가락보다 길게 나와 옆으로 미끄러져 먹기가 불편하죠. 그래서 약간 타원형으로 썰어야 좋습니다.

 

그러다 얼마가 지났을까 떡 써는 기계가 나와서 꾸덕꾸덕해진 가래떡을 기계에 넣으면 적당한 타원형 떡국 떡이 일정한 크기로 보기 좋게 썰어졌는데, 그나마 요즘은 편리성 추구 때문에 떡 방앗간에 전화 한통만 하면 떡을 만들어 썰어서 배달해 주더군요.

 

 

 

옛날 설화에 의하면 한석봉의 어머니는 촛불을 끈 방 안에서 가래떡을 썰고 아들은 붓을 들어 글씨를 썼지요. 어둠 속에서 고르게 빠르게 가래떡을 썰듯이 그렇게 글을 익히라고 한석봉의 어머니는 가르쳤습니다. 이때 한석봉의 어머니가 썬 떡은 원형이었을까? 약간 타원형이었을까?

 

 

 

새해가 시작되는 설날. 첨세병이라 하여 떡국을 먹음으로써 나이 하나를 더 먹게 되면서 모든 계획이 새로 시작되는 날이니 만큼 엄숙하고 청결한 각오를 다지고 무병장수를 기원한다는 뜻이 담긴 떡국. 많이많이 드시고 행복하고 건강한 새해 되시기를 기원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