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의 이야기

이천쌀문화축제 15년을 돌아보며

아침햇쌀 2013. 11. 22. 20:11

1999년 농업인의 풍년농사를 자축하는 농업인행사를 시작으로 2001년 세계도자기엑스포 행사의 농촌체험 연계관광 프로그램을 10개 읍면동에 개발 운영하면서 쌀의 중심지 이천에서 쌀을 소재로 하는 축제를 만들어 도시 소비자를 비롯한 관광객을 유치하는 것이 좋겠다는 판단으로 햇곡식이라는 신선함과 풍성함을 함께 전하는 의미로 ‘이천햅쌀축제’를 처음 기획하게 되었다.

 

 

햅쌀축제는 쌀을 생산하는 논배미에서 개최하는 것이 운치도 있고 도시민이나 학생들에게 체험학습의 장이 될 것이고, 어른들에게는 향수를 불러오게 할 수 있을 것이란 판단으로 쌀이 생산되는 논에서 개최하기로 했다. ‘2001 이천햅쌀축제’를 개최할 당시 우리에게 주어진 예산은 3천만 원. 5일간의 행사를 하기엔 너무 터무니없이 부족했는데 농협에서 2천만 원을 지원 받아 5천만 원으로 축제를 만들었다.

 

 

축제 개최 2년여 만인 2003년 대한민국 정부가 공식 인증하는 문화관광 예비축제로 입성하게 되었다. 현재 문화체육관광부에서 육성하는 문화관광축제는 모두 42개로 이를 등급별로 분류하면 대표축제 2개, 최우수축제 8개, 우수축제 10개, 유망축제 22개로 이천쌀문화축제는 최우수축제로 선정되어 우리나라 대동놀이의 대표축제로 자리매김 하였다. 축제 초창기 파란 가을 하늘 같이 그렇게도 높게만 보이던 최우수축제로 우뚝 서게 된 것이다.

 

 

보통 문화관광축제는 시군청의 관광과 주관으로 행사를 운영하는데 42개 축제 중 유독 이천쌀문화축제 만은 농업기술센터에서 운영하는 체계를 갖고 있다. 이는 축제를 개발하여 지금까지 15년간 기획 운영해온 노하우가 축적되었기 때문이다.

 

 

쌀문화축제를 기획하면서 가장 중요한 것은 관광객이 즐거워야 한다는 원칙을 세웠다. 농경문화의 기초는 대동놀이이기 때문에 축제장에 와서 남녀노소 누구나 즐길 수 있는 놀이, 체험 위주의 프로그램을 구상하게 되었으며, 시간대별 프로그램 운영방식이 아닌 공간별 운영방식을 채택하였고, 공간을 11개 마당으로 구분하여 프로그램을 추진하기 때문에 상호간 경쟁심을 유발하면서 더 적극적인 참여를 유도할 수 있었다.

 

 

축제는 볼거리, 즐길 거리, 먹거리, 사갈 거리가 있어야 한다. 남녀노소 누구나 참여하는 체험 위주의 축제로 관광객의 만족도를 최대한 이끌어 내었다.

 

 

쌀을 주요 축제상품으로 올려놓기 위한 과정으로 2005년에 2천명이 먹을 수 있는 밥을 짓기 위해 최고로 큰 솥(직경 1.6m, 높이 1.7m, 무게 320Kg)을 특별 제작하여 ‘가마솥밥이천명이천원’이라는 프로그램을 운영하였는데 열화와 같은 반응에 12시와 오후 2시, 하루에 두 번 밥을 푸게 된 인기 만점의 대표 프로그램으로 자리 잡았다.

 

 

2천명이 나누어 먹는 ‘무지개가래떡’만들기, 가래떡에 호박, 흑미, 쑥 등 천연색소로 색을 입혀 오색가래떡을 탄생 시켰으며, 쌀밥을 제일 잘하는 명장을 선발하는 ‘이천쌀밥명인전’, 세계에서 쌀을 재배하는 나라들이 참가해서 각국의 전통 쌀 요리를 만들어 관광객에게 시식할 수 있도록 음식을 제공해 주는 ‘세계쌀요리경연’은 누구나 흥미로워 하며 기다려지는 프로그램이 되었다.

 

 

이천 거북놀이는 현재 경기도무형문화재로 지정되어 1년에 몇 차례 공연행사만 하던 것을 쌀문화축제를 통해 대중에게 다가가 함께 놀 수 있는 놀이가 되어 가고 있으며, 관광객과 지역민이 함께 어울려 화합의 협동심을 발휘하는 ‘용줄다리기’와 ‘햅쌀대동놀이’는 행사장내에 모든 관광객이 함께 어울려 춤추고 즐길 수 있는 프로그램으로 끼를 발산하도록 진행하였다.

 

 

 

모든 축제가 TV, 라디오, 신문이나 잡지를 통한 다양한 광고나 홍보를 하지만 사람들의 입소문만큼 좋은 홍보는 없는 것 같다. 구전에 위한 홍보를 위해서 관광객이 아쉬움을 남기고 돌아갈 수 있도록 했다.

 

 

축제장을 나올 때 기분 좋게 웃으면서 나오도록 하자는 것이 목표였다. 축제장에서 기분을 잡치는 경우는 식당과 판매장에서의 바가지요금일 것이다. 우리 축제장에서는 맛있고 질 좋은 음식을 저렴한 가격으로 형성해 놓았으며, 햅쌀장터의 쌀 판매가격도 시중 가격보다 5~7천원 싸게 판매하도록 하였고, 모든 농산물의 택배는 무료 서비스하는 제도를 채택하였다. 이천쌀문화축제가 가장 자랑하는 프로그램은 햅쌀장터 운영이다. 단순히 쌀을 파는 것이 아니라 쌀이 나오는 과정을 체험할 수 있게 하였고 옛날 장터와 같이 소비자가 쌀을 확인한 후 구매토록 하여 이천쌀의 신뢰를 형성하는 기회로 만들었다.

 

 

이천쌀문화축제를 처음 개최한 2001년에 방문객은 14만7천명이었는데 2013년에는 50만1천명으로 340% 상승하였고 외국인도 2001년에 57명에서 2013년 6천명으로 외국인의 참여가 폭발적으로 늘어났다는 것. 외국인들이 한국의 농경문화를 직접 체험하면서 즐길 수 있는 확실한 문화관광축제로 입지를 확보하게 된 것이다. 지역경제에 미친 경제적 효과를 보면 축제 초기인 2001년 68억 원이었으나 2013년에는 392% 상승한 205억 원으로 놀라운 경제적 효과를 유발한 성공적인 축제가 되었다.

 

 

쌀문화축제를 홍보하기 위해 일본, 싱가포르를 방문하여 여행업체들에게 설명회를 가졌던 일, 국내 각종 축제박람회에 참여하여 홍보하였던 일, 위암으로 위절제술을 하고도 쉬지 못하고 축제를 기획 운영해 왔던 일, 자기주장을 관철하기 위해 온갖 어려움을 안겨 주웠던 몇몇 사람들, 처음으로 문화관광축제 신청서를 내기 위해 애쓰던 일 등 힘겨웠던 일이 많았지만 이천쌀문화축제는 위대한 이천 시민과 공직자가 자기 일 같이 발 벗고 나서서 함께 참여하여 만들어 낸 산물이라는 점은 부인할 수 없다.

 

 

이천쌀문화축제는 이제 더 큰 세계를 향해 나가야 하는 과제를 안고 농촌에 산재되어 있는 어메니티를 더 개발하고 대동놀이 프로그램을 완성시켜 나가야 할 것이다. 단순히 쌀이나 농산물을 판매한다는 차원이 아니라 융복합 6차 산업으로의 농식품개발, 소비자와의 교류를 활발하게 전개하는 농촌체험관광의 장으로, 향수를 달래는 마음의 고향으로, 외국 관광객이 우리나라 교유의 놀이와 농경문화를 체험할 수 있는 문화관광축제로 발 돋음 해 나가야 할 것이다.

 

 

이천쌀문화축제를 연구개발하면서 초창기부터 함께 축제 발전을 위해 협조해 주신 용인대학교 오순환 교수와 이천시민은 물론 공직자여러분, 그리고 들소리, 극단갯돌, 극단 청계, 거북놀이보존회, 얼쑤, 이천예총, 상미아트, 데모스, 축제전문 참살이 등 도움을 아끼지 않으신 모든 분들께 이 자리를 빌어 감사의 말씀을 전하고자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