축복의 여름날
신명숙
낮으로는 폭염이고
밤으론 바람결이 까슬까슬해지고 있습니다.
과수원에는 과일이 맛나게 익어갑니다.
사랑도 행복도 맛나게 익어갑니다.
봄에 연둣빛을 열더니
진한 녹색으로 바꾸어가면서
새소리가 ‘째릉째릉’ 울리고
이름 모를 곤충들이 주린 배를 채우고
나팔을 붑니다.
청량한 하늘빛이 현기증이 일 정도로 밝습니다.
흥에 겨운 여름이 왔습니다.
들판에 높새바람 불고
겨울 들녘에 서릿바람 불 때 쯤에는
지나간 여름은 멋진 여름이었노라!
그렇게 말할 수 있는
축복이 가득한 여름날들로 만들어 놓고 싶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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