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관광

영양 '음식디미방'과 여중군자 장계향

아침햇쌀 2012. 12. 6. 08:57

 전통문화와 문학의 향기가 넘치는 마음 속의 고향 두들마을.

경북 영양군 석보면 원리리에 소재한 음식디미방에서 오피니언리더 초청행사가 있다기에 함께 참여했답니다.

 

승용차를 몰고 가다보니 영양이라는 곳이 참 멀긴 먼 곳이구나 새삼 느꼈습니다.

육지 속에 섬마을이라 불리울 만큼 첩첩 산 중의 두들마을을 찾아 가니 마을입구 표지가 환하게 우릴 반겨주네요.

 

이곳 두들마을은 조선시대 광제원이 있던 곳으로 언덕에 위치한 원이 있던 마을이라하여 원두들, 원리리라 부른다고 합니다.

 

1640년 석계 이시명 선생이 병자호란의 국치를 부끄럽게 여겨 벼슬을 버리고 이곳으로 들어와 학문연구와 후학을 양성하는데 전념하였고, 석계의 아들 넷째 숭일이 선업을 이었고 후손들이 더해져 재령이씨 집성촌이 되었다고 합니다.

 

 

 음식디미방 체험관입니다. 음식디미방에 수록된 340여년 전 반가음식을 오늘날 우리의 입맛에 맞도록 재현해 내는 곳으로

정갈하고 고풍스런 전통 한옥에서 음식디미방이 주는 여유와 세월을 거슬러 올라가 그 옛날 조상들의 삶의 지혜와 정성을 함께 느껴볼 수 있는 곳이죠.

 

 

음식디미방 음식은 급하게 익히지 않고 오랜 시간을 통해서 만들어지고

화학조미료를 일절 사용하지 않아 담백하고 개운한 맛이 일품이라고 합니다.

 

 

이곳에선 '소부상'과 '정부인상'을 맛 볼 수 있는데 사전 예약 한 후 이용이 가능하다고 하네요.

 

 

 음식디미방은 1670년경 여중군자 장계향 선생이 후손들을 위해 일흔이 넘어서 지은 조리서입니다.

장계향 선생은 "이 책을 이리 눈 어두운데 간신히 썼으니 이 뜻을 알아 제대로 시행하고 딸 자식들은 각각 베껴 가되 이 책을 가져 갈 생각일랑 마음도 먹지 말며 부디 상하지 않게 간수하여 쉽게 떨어지게 하지 말라"고 하셨답니다.

 

자식 열을 키우고 환갑, 진갑을 넘긴 벽촌의 부인이 글자 한 자에도 정성 들여 써 나갔을 음식디미방.

자자손손 가문의 전통을 이어가고 싶은 어머니의 마음을 오롯이 담은 것은 아닐까?

 

        

 

이 음식디미방에는 경상도 지방의 가정에서 실제 만들던 음식의 조리법과 저장 발효식품, 식품 보관법, 장계향 선생이 직접 개발한 음식 등을 자세하게 소개하고 있는데 동아시아에서 최초로 쓴 조리서이며 한글로 쓴 최초의 조리서이기도 합니다.

 

조귀분 회장님께서 커피물에 담군 복사본이라며 음식디미방에 대하여 자세하게 설명하고 계십니다.

 

 

음식이 나옵니다. 우선 밑반찬인 것 같네요.

멸치조림, 감장아찌, 명이장아찌인데 조미료가 전혀 안들어 간 반찬이라 맛도 담백합니다

 

 

호박죽과 진사주라는 술입니다.

장계향 선생이 이 마을에 들어와서 상수리 나무를 많이 심어 도토리 죽이 유명하다는데 오늘은 호박죽이 나왔네요.

진사주는 어렸을적 먹었던 술지거미 같은데 술이 순하고 달착지근하지만 많이 먹으면 취한다고 합니다.

 

 

잡채. 10가지의 나물을 고기와 함께 골고루 버무려 먹으면 됩니다.

 

 

어만두라고 합니다.

 

 

대구껍질누르미입니다.

대구껍질을 벗겨내고 그 속에 석이버섯, 표고버섯, 꿩고기 등을 잘게 다져 넣고 물에 삶아 꿩고기 즙과 밀가루를 섞어 골파를 넣어 즙을 내어 누르미를 만들어 낸다고 합니다.

 

 

화전과 연근채, 감자전 등 세가지 전이네요.

 

 

수증계라고 합니다. 닭고기로 만들었답니다.

 

 

동아누르미라고 합니다.

 

 

가제육입니다.

 

 

마지막으로 나오는 한상차림입니다.

밥, 국, 찌개, 고등어구이, 문어, 나물류, 호박부침과 장떡, 두부부침, 마른반찬, 물김치, 연계찜, 숙채, 생채, 장아찌, 고추조림 등등

 

 

아~ 그런데 음식디미방이 무슨 뜻이냐고요?

음식디미방은 '좋은 음식 맛을 내는 방문'이라는 뜻을 담은 조리백과입니다.

고어에서는 '지'발음을 '디'로 하였다고 합니다.

 

 

후식으로 석이편이 나오네요

 

 

화채가 나옴으로 음식디미방의 정부인상 음식체험은 마무리 되었습니다.

 

 

우리가 음식을 먹는 내내 음식 설명을 해주시며 장계향 선생에 대한 자세한 소개를 해주신

조귀분 회장님께 감사한 마음으로 기념사진 한 컷 했습니다.

 

 

시공을 초월한 음식디미방.

그 귀한 맛의 향연 속에서 오래 머물고 싶습니다.

 

음식디미방에서는 전통음식체험, 전통음식문화 당일체험, 전통문화교육, 문학 역사체험, 전통한옥체험,

계절별 연계 테마 프로그램 등 아주 다양한 프로그램을 준비하여 운영 중에 있다고 합니다.  

 

영양 음식디미방.

시간 되는대로 한번 체험해 볼만한 곳이라고 적극 추천하고 싶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