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앙고속도로를 타고 내려와 안동IC에서 국도를 달리다 보니 와~ 이리도 멀구나.
국도라고 하지만 한적한 시골 산길이었답니다.
영양군은 일월산,통고산, 백암산으로 둘러싸인 산간 내륙지방이라고 하는데 영양을 들어갈려면 어느 곳으로 가든 태백산맥을 넘어야만 된다고 합니다.
아마도 무척이나 오지 아닌 그냥 육지의 섬이라고 불러야 할 것 같습니다.
그래도 영양으로 출발하기 전 지도를 보고 갈 길을 공부하였는데 막상 도로 위를 달리다 보니 별 생각이 다 드는 느낌입니다.
이런 산골 속에 있는 이 마을을 찾는 이유는 무얼까?
시인 조지훈의 생가가 있고 지훈문학관이 있어 알려지기 시작한 한양 조씨 집성촌 주실마을이 있기 때문이겠지요.
장승을 뜻하는 사투리를 섞어 '수구막 숲'이라고 부르기도 하는데 마을입구에 우거진 소나무 숲과 당산목으로 불리는 느티나무, 느릅나무들이 마을을 감싸고 있는 모습이 너무 아름답습니다.
마을로 들어서는 길에 냇가를 가로 지르는 큰 다리 주실교가 있습니다.
주실교 양 옆 냇가엔 갈대 숲이 있군요. 철이 지나긴 했으나 꽤나 아름다웠겠구나.........
병풍 같은 태백산맥자락에 자리잡은 주실마을.
조지훈 생가가 있는 덕에 이 마을이 유명세를 타고 있나 봅니다.
멀리서 마을을 바라보니 평화로워 보이는 기와집들이 모여 있습니다.
박두진, 박목월과 함께 청록파를 대표하는 시인으로 일제에 저항하고 불의에 항거한 지사로서 삶을 살았던 조지훈.
경북 영양의 주실마을은 조지훈이 태어나고 어린시절을 보냈던 마을입니다.
기념물 제78호로 지정되어 있는 조지훈 선생이 태어난 생가로
"호은종택"이라고 합니다.
나라 사랑하는 마음이 대단하였다는 것을 한 눈에 볼 수 있네요.
이 집 대문부터 곳곳에 색바랜 태극기가 달려있답니다.
정면의 사랑채는 정자형식으로 되어 있습니다.
이 지방의 전형적인 형태인 'ㅁ' 자형 주택입니다.
옛날 우리가 살던 시골집 그 모양 그대로군요. 마치 고향집에 온 느낌이 듭니다.
옛날 우리가 살았던 집인데 신기한 듯 여기저기 구석구석 살펴봅니다.
옛날 분들은 참 지혜로왔다는 것을 새삼 느끼게 합니다.
한지를 마른 문. 안쪽은 미닫이, 밖은 여닫이로 사용하기 편리할 뿐 아니라 안에서 밖을 내다 볼 수 있도록 유리로 처리되어 있네요.
지훈 공원인가 봅니다. 마을 한가운데 설치되어 있습니다.
지훈 문학관입니다.
'ㅁ'자형 문학관으로 들어가 봅니다.
조지훈 선생의 흉상.
조지훈 선생의 본명은 동탁이었고요. 소월과 영랑에서 시작하여 서정주와 유치환을 거쳐 청록파에 이르는 한국 현대시의 주류를 완성함으로써 20세기의 전반기와 후반기를 연결해 준 큰 시인으로 유명하죠.
지훈의 소년시절부터 지훈선생이 고전적 심미주의 작품으로 등단하는 시기, 일제의 식민정책에 저항하는 시기, 암울한 시대 속에서 방랑적 정서를 노래하던 시기를 잘 표현해 놓았습니다.
광복과 함께 사회활동을 재개하면서 조지훈, 박목월, 박두진이 서로 다른 점
지훈은 고전미와 선미를 드러냈고, 두진은 자연에 대한 친화와 사랑을 그리스도교적 신앙을 바탕으로 읊었으며, 목월은 향토적 서정으로 한국인의 전통적인 삶의 의식을 민요풍으로 노래하였죠.
청록파 문학가로 유명한 조지훈 선생은 좌파가 중심이 된 조선문학가동맹에 맞서 우익계 문학가 중심인 청록파에 참여하였으며 특히 젊은 문인들이 중심이 된 청년문학가협회에 적극 가담하여 순수문학을 옹호하였습니다.
조지훈 선생의 가계도. 할아버지로부터 아버지 형제들까지 소개되어 있네요.
조지훈 부인 김난희 여사와 나란히 찍은 사진도 있습니다.
일제 강점기와 독재시대를 살아온 조지훈은 시인으로서 국학자로서 당대의 논객으로서 지조를 지키면서 노블리스 오블리제를 실천하였습니다. 조지훈 선생은 지조를 중히 여기는 참다운 선비로서 세상을 향해 쓴 소리와 곧은 소리를 터뜨리는 일을 게을리 하지 않았다고 합니다.
영양전통시장에서부터 시작되는 총 거리 13.7Km의 6시간 정도 소요되는 조지훈 문학길 안내도입니다.
영양전통시장에서 인심을 느끼고 연꽃의 향기에 취하며 소나무 숲길과 척금대에서 지조와 절개를 배우며 사뿐사뿐 빠져드는 외씨버선을 노래한 조지훈 시인의 삶과 정신을 엿볼 수 있는 길이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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