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령포
영월군 남면 광천리 남한강 상류에 위치한 청령포는 단종의 유배지로 동,남,북 3면이 강물로 둘러 쌓여 있어 언뜻 섬처럼 보이는 곳.
강물은 바닥이 훤히 들여다보일 정도로 맑고 곱네요.
사실상 고립된채 애끓는 삶을 이어가다 어린 나이에 생을 마감한 단종의 한이 서려있는 이곳은 이른 아침마다 물안개로 뒤 덮힌다고 하는데 인근 주민들은 단종의 한숨 섞인 눈물이 물안개로 피어오르는 것이라고 합니다.
힘없고 의지할 곳 없었던 어린 임금은 이후 세조가 되는 삼촌 수양대군에게 국왕에서 상왕으로, 노산군에서 서인으로 차례로 강등 당하더니 사약을 받고 세상을 떠났지요.
그 기간이 겨우 2년.
20개월을 채우지 못한 짧은 기간 왕 노릇하다 폐위된 단종은 영월의 오지 청령포로 유배를 오게 되었습니다.
자그마한 나룻배를 타고 넘나드는 섬 아닌 섬. 청령포에서 어린 임금은 얼마나 외롭고 무서웠을까?
삼면이 깊은 물결되어 휘감는 서강.
뒤로는 도산 (刀山) 이란 별칭이 어울리게 깎아지른 절벽의 육육봉이 가로막고 있습니다.
배를 이용하지 않으면 누구도 오갈 수 없는 천혜의 유배지는 뿌리 깊은 소나무들이 깊은 속을 가리는 장막이 되듯 빽빽하게 서 있네요.
배를 타고 청령포로 들어가자 숲 사이로 이어지는 작은 오솔길은 2000년 복원된 유배 당시의 거처인 단종어소로 이어집니다. 단촐한 기와집 한채와 호위하던 시종들이 사용하던 초가 건물이 복원되어 있습니다.
청령포 안내도입니다.
우리는 단종어소, 관음송, 망향탑, 노산대, 금표비 순으로 둘러 보기로 하였습니다.
단종을 호위하던 시종들이 사용하던 초가입니다.
단종어소
유배 당시 거처했던 아주 조그마한 단종어소입니다.
단종을 모시던 신하들이 단종을 아련하는 장면을 연출해 놓았습니다.
왕의 얼굴을 직접 볼 수 없었던 시절이었죠.
옆으로 무릎을 끓고 고개를 숙인채 아련했던 모습이죠.
단묘재본부시유지비
영조 39년에 단묘재본부시유지비 (端廟在本府時遺址碑)를 세워 어소 위치를 전하였다 합니다.
충절의 소나무
어소 안에서 사방의 소나무를 바라보면 하나같이 특이한 점이 있는데 주변 소나무 모두가 어소를 향해 기울어져 있다는 것. 말하지 못하는 나무들이지만 단종에게 충성을 하고 있다는 느낌이 들게 하죠.
특히 한 그루는 90도 굽은 각도로 기울어져 있어 이를 충절의 소나무라 부르기도 한답니다.
충절의 소나무가 담장을 넘어 갔지요.
관음송
울창한 소나무 숲으로 들어가면 중앙에 노송이 한그루 눈에 들어옵니다.
단종의 유배생활과 관련된 수 많은 일화가 있어 유명세를 타고 있는 관음송이죠.
높이 30m 수령이 600여년에 달하는 관음송은 청령포를 포옹하듯 두 갈래로 갈라져 있네요.
유배생활을 하던 단종이 갈라진 이 소나무에 걸터 앉아 시름을 달랬다는 이야기도 있습니다.
망향탑으로 올라가는 길입니다.
망향탑
잠시나마 이 땅의 국왕이었던 단종이 남긴 유물이죠
영월 땅을 향하는 작은 언덕은 세상을 그리워하는 단종의 눈물로 젖어 있고 한양에 남기고 온 부인 정순왕후를 그리워 하며 쌓았다는 작은 돌탑 망향탑이 있습니다.
노산대로 향하는 이정표가 있습니다.
노산대
층암절벽이 푸른 강물과 연결되는 산봉우리를 노산대라 합니다.
단종이 청령포로 유배되어온 후 매일 한양 땅을 바라보며 시름에 잠겼던 곳이죠.
청령포에서 가장 멋진 서강의 전경을 볼 수있는 곳은 노산대입니다.
노산대에 오르면 서강 일대의 절경이 한눈에 들어오고 넓은 백사장과 여울 사이로 흐르는 맑은 물줄기가 절벽 밑을 휘감아 돕니다.
금표비
금표비는 영조가 세운 비로 [東西三百尺 南北四百九十尺 此後泥生亦在當禁]이라 기록되어 있는데
그 뜻은 청령포에서 동서로 삼백척, 남북으로 사백 구십척 안에서 차후에 진흙이 쌓여 생긴 땅에도 채취를 금지한다는 내용으로 일반인들이 이 곳에 들어와 농사를 짓는다는 말을 전해들은 영조가 임금이 계시던 곳이니 출입을 금지하는 구역으로 정한다는 의지가 담긴 비석입니다.
단종은 청령포에서 두 달을 머물다 그 해 7월 백중날 홍수가 나서 어소가 떠내려가 읍내 관풍헌으로 처소를 옮겼는데 금성대군의 단종 복위 계획이 탄로나 그 해 10월 17세의 나이로 사약을 받고 생을 마감했다고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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