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의 이야기

농업의 다원적 기능 생각해 볼때

아침햇쌀 2012. 3. 17. 08:54

농업은 국가적으로도 중요합니다. 상업적으로만 발전한 나라는 절대 강대국이 될 수 없습니다. 농업은 국가를 유지하는 가장 기초적인 것입니다. 농업이 망하면 그 나라는 식량문제로 곧 망하게 됩니다.

 

미래에는 식량 전쟁이라고 하잖아요. 식량이 곧 국력이 된다는 것입니다. 그런데 바야흐로 자유무역협정(FTA) 시대가 되었습니다. 우리나라가 거대 경제권인 유럽연합(EU)에 이어 미국과의 FTA를 발효시키고, 또 중국과 협상을 시작하겠다고 합니다. 경제성장을 위해 FTA가 불가피하다고 하더라도 농업부문의 시장개방 속도에 대해서는 국민적 지혜를 모아야 합니다.

 

이에 우리는 농업·농촌의 중요성을 인식하여야 하며, 온 국민이 다함께 농업이 주는 다원적 기능이 무엇인지 생각해볼 때라 봅니다.

 

첫째는 식량안보 기능입니다.

식량의 안정적인 생산과 공급은 국가 경제를 좌우하는 중요 요소이며 식량의 무기화 가능성을 감안할 때 식량 공급 기능은 아무리 강조해도 지나치지 않습니다.

 

둘째, 국민정서의 순화 기능입니다.

농촌은 우리에게 아름다운 경관을 주는 것입니다. 아름다운 경관은 자연적으로 형성된 산과 강이 주축이 되지만 농작물에 의해서도 조성됩니다. 벼농사만 해도 봄, 여름에는 푸르름을 느끼게 하고 가을에는 황금 물결이 이는 경관으로 풍요로움을 줍니다.

 

이는 국민의 심리 상태를 안정시키고 생활의 여유를 갖게 하는 것은 개인의 행복은 물론 지속적인 국가 발전을 위해 반드시 필요한 일입니다. 농업과 농촌은 이를 위해 절대적으로 필요한 존재입니다.

 

셋째, 생태계 유지 기능입니다.

생물 다양성의 보존에 대한 인식이 점차 높아지고 있는 이때 농촌은 아직도 발견되지 않은 수많은 생태계가 유지되고 있는 곳이지요. 먹이사슬의 관계가 서로 공존되어야만 인류생활이 유지되어야 한다는 사실을 감안할 때, 균형있는 생태계 유지는 인간의 지속적인 생존을 위해 필수적인 요소입니다.

 

넷째, 수자원보호 기능입니다.

물은 인간의 생존은 물론 생활과 산업 발전을 위해 매우 중요한 자원입니다. 수자원을 보존하고 함양하는 기능은 주로 농촌의 농경지와 산림에 의해 유지되고 있는데 큰 비가 쏟아져 토양이 쏠려 내려가면 농작물의 파손 및 그 손실은 상상을 초월할 만큼 거대합니다. 또한 여름에 일시적으로 집중되는 강수량을 바다로 흘려보내지 않고 가둬서 농사나 생활을 위해 이용하는 것이죠. 또한 논에 고여 있던 물의 상당 부분은 땅속으로 스며들어 중요한 지하수원이 됩니다.

 

100만 ha의 논에 10cm 깊이로 물을 담는다면 10억 톤을 저수할 수 있고, 또 이들 논이 지하수를 수용할 수 있는 양이 연간 160억 톤 정도로써 이는 우리나라 댐을 포함한 모든 저수시설의 7배에 달하는 양이라 한다.

 

다섯째, 환경을 보전하는 기능입니다.

농촌이 보유하고 있는 높은 산의 나무들은 산소와 이산화탄소를 뿜어냄으로써 도시나 공업 지역에서 오염되어 온 대기를 분산, 희석시켜 대기를 정화시켜주고 신선함을 자아냅니다.

 

또한 농촌의 들과 밭, 산림은 야생동물이 사는 중요한 곳으로 그들에게 서식처로서의 기능을 제공하며 또한 유전자원이 지속적으로 가능할 수 있는 곳입니다.

 

여섯째, 농촌은 체험학습의 장입니다.

생태계를 직접 보고 체험함으로써 보다 효과적인 환경 교육을 실행할 수 있는 환경교육의 장으로 활용하고 있습니다. 아직도 살아있는 어메니티를 개발하고 구석구석 배어있는 농경문화를 찾아 체험해 볼 수 있는 교육의 장으로 높이 평가되고 있습니다.

 

 

일곱째, 국토균형발전의 기능입니다.

농촌이 이렇듯 국민 모두에게 주는 공익적 기능이 무한하고 앞으로도 그 기능은 무궁무진하다고 볼 때 농촌의 공익적 기능 중 자연환경적인 기능이 고려되지 않은 무조건적인 개발만이 이루어진다고 하면 국민들에게 제공되는 그 기능은 점차적으로 줄어들 수밖에 없습니다. 그러나 그린벨트라는 기능은 이러한 무분별한 개발을 줄어들게 하여 순간의 개발이 가져다주는 편리함 보다는 자손후대까지 오랫동안 누릴 수 있는 농촌의 푸근함, 안락함을 제공하는 것입니다.

 

마지막으로 고용창출의 기능입니다. 농업을 영위하기 위해서는 많은 노동력이 필요하며 이에 따라 자동적으로 고용이 창출되는 기능을 갖고 있습니다.

 

이와 같이 농업은 식량을 생산한다는 궁극적인 목적 외에 많은 기능을 보유하고 있습니다. 그런데 농산물 시장개방으로 농업생산만 위축된 것인가? 농업의 다원적 기능은 괜찮은가? 근년의 FTA 협상 과정에서도 산업 피해가 강조되다 보니 농업계조차 다원적 기능을 잊고 있지 않은지 의구심이 듭니다. 눈에 보이지 않지만 국민에게 제공되는 농업의 공익적 기능도 감소하지는 않을까 심히 염려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