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부는 이런 거랍니다. 부부는 항상 서로 마주보는 거울과 같은 거레요. 그래서 상대방의 얼굴이 나의 또 다른 얼굴이래요. 내가 웃고 있으면 상대방도 웃고 내가 찡그리면 상대방도 찡그린데요. 그러니 예쁜 거울 속의 나를 보려면 내가 예쁜 얼굴을 해야겠지요.
부부는 이런 거랍니다. 부부는 평행선과 같아야 한데요. 그래야 평생 같이 갈 수 있으니까요. 조금만 각도가 좁혀져도 그것이 엇갈리어 결국은 빗나가게 된데요. 부부의 도를 지키고 평생을 반려자로 여기며 살아가야 한데요.
부부는 이런 거랍니다. 부부는 무촌 이래요. 너무 가까워... 촌수로 헤아릴 수 없데요. 한 몸이니까요. 그런데 또 반대레요. 등 돌리면 남이레요. 그래서 촌수가 없데요.
부부는 이런 거랍니다. 이 지구상에 60억이 살고 있는데 그 중의 단 한 사람이레요. 얼마나 소중한 이 세상에 딱 한 사람. 둘도 아니고 딱 한사람. 나에게 가장 귀한 사람이레요.
부부는 이런 거랍니다. 부부는 반쪽과 반쪽의 만남이레요. 한쪽과 한쪽의 만남인 둘이 아니라 반쪽과 반쪽의 만남인 하나레요. 그러니 외눈박이 물고기와 같이 항상 같이 있어야 양쪽을 다 볼 수 있데요.
부부는 이런 거랍니다. 부부는 마음에 들었다 안 들었다 하는 사이레요. 어찌 다 마음에 들겠어요. 그래도 서로의 마음에 들도록 애써야 한데요.
부부는 이런 거랍니다. 부부는 벽에 걸린 두 꽃 장식과 같이 편안하게 각자의 색채와 모양을 하고 조화롭게 걸려있어 보는 사람으로 하여금 편안함과 아름다움을 선사한데요.
부부는 이런 거랍니다. 부부는 한쪽 발 묶고 같이 걷는데요. 같이 하나 둘, 하나 둘하며 같이 걷는데요. 아니면 넘어지고 자빠진데요. 그래서 부부는 발자국을 같이 찍어 간데요. 흔적을 같이 남긴데요. 자식이라는 흔적을 이 세상에 남기고 간데요. 사랑스런 흔적을 남기고 간데요.
부부는 이런 거랍니다. 부부는 닮아 간데요. 같이 늘 바라보니 닮아 간데요. 그래서 결국 까만 머리카락이 하얗게 같이 된데요. 그래서 서로서로 염색해 주면서 부부는 늘 아쉬워 한데요. 이 세상 떠날 때 혼자 남을 반쪽을 보며 아쉬워 한데요. 같이 가지 못해 아쉬워 한데요. 요단강 같이 건너지 못해서 아쉬워 한데요. 부부는 늘 감사한데요.
-소중한 글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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