쌀
흰 옷 입고 흰 밥 먹으며
푸른하늘 흰구름 가듯 대대로 살았네.
흙으로 백자를 구어내듯 흙에서 얻은 하얀 쌀
맑은 물로 밥 지어 반만년을 먹었네.
신토불이 아니라도 김 오르는 흰 밥
우리네 피가 되고 살과 뼈가 되어
마침내 우리네의 마음 되었네.
흰옷은 벌써 오래 전
온갖 빛깔들의 홍수에 밀려
엉겁결에 개방해 버렸다 해도
우리네 최후의 순수
흰쌀만은 오늘토록 지켰는데
이제 멀지 않아 멀고 먼 바다 건너
에이즈 많은 나라 쌀로
김 오르는 밥이 되어
우리네의 식탁 위에 오르게 되었다네.
쌀에 묻은 에이즈야
끓은 물 더운 김에 속절없이 죽겠지만
그 쌀로 밥해 먹다
우리네의 피와 살과 뼈가 바뀌어
마침내는 우리네의 희디흰 마음까지
울긋불긋 푸르죽죽 물들고 말라!
- 초동화 시집에서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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