샬롬! 말씀

사순절

아침햇쌀 2010. 2. 21. 20:56

사순절을 뜻하는 영어 레트(Lent)는 고대 앵글로 색슨어 Lang에서 유래된 말로 독일어의 Lenz와 함께 '봄'이란 뜻을 갖는 명칭이다. 그러나 우리나라에서는 '40일간의 기념일'이라는 뜻의 희랍어인 '테살코스테'를 따라 사순절로 번역한다. 이는 부활주일을 기점으로 역산하여 도중에 들어있는 주일을 뺀 40일간을 주의 고난과 부활을 기념 묵상하며 경건히 보내고자 하는 절기이다.

 

고난 주간을 포함하여 그리스도께서 우리 죄인의 구속을 위해 수난을 당하신 사건에 담긴 구속적 의의를 살펴보며 자신의 신앙을 재 각성하고자 비교적 긴 40일간의 절제 기간을 갖는 것이 바로 사순절이다. 사순절은 항상 수요일부터 시작되는데, 이 날은 재의 수요일, 성회 수요일, 속죄일 등으로 불리워진다.

 

사순절은 초대 교회 성도들이 그리스도의 인간의 죄를 대속하기 위해 찢기신 살과 흘리신 피를 기념하는 성찬식을 준비하며, 주님이 겪은 수난에 동참한다는 의미를 가진 금식을 행하던 것으로부터 유래되었다. 유대인들은 유월절을 준비하기 위해 유월전 전에 금식을 행했는데 초대 교회 성도들도 신앙의 성장과 회개를 통한 영적 준비라는 차원에서 구약의 유월절 만찬을 새롭게 해석하여, 주님께서 제공하신 성찬식에 앞서 금식을 행했던 것이다. 또한 사순절이 끝나는 부활절에는 새로 영접되는 성도의 성례식이 있게 되는데 세례 예비자들은 이때 세례와 입교를 받기 위하여 준비기를 두고 금식과 기도로 신령한 훈련에 참여하기도 했다.

 

사순절 행사로서의 금식은 수세기 동안 매우 엄격하게 지켜졌다. 사순절의 식사로는 저녁 전에 한 끼 식사만이 허용되었으며, 물고기와 고기 등의 육류는 물론 우유와 달걀로 만든 음식까지도 금지되었었다. 그러나 8세기 이후로 가면서 이 규정은 많이 완화되기 시작해 14세기에는 금식 기도 대신에 절식 기도가 행해졌으며, 15세기에 와서는 정오에 식사하는 것이 일반적인 종교 관습이 되었고. 저녁 시간에도 간단한 식사인 콜레이션(collation)이 허용되었다. 그러나 사순절 기간 동안에 연극, 무용, 연애, 소설 읽는 것과 같은 오락 행위는 여전히 금지되었으며, 화려한 옷을 입는 것, 좋은 음식을 먹는 것 등 호화생활 등도 자제되었다. 대신 자선과 예배참석, 기도 등이 권장되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