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의 이야기

농촌 활력화의 원동력은 여성의 힘

아침햇쌀 2009. 10. 12. 19:56

농촌 활력화의 원동력은 여성의 힘

 

시골이 고향인 나는 어릴 적 어머님의 하루 일과를 생각하면 사모곡의 한 구절이라도 부르고 싶은 심정이다.

이고, 지고, 들고, 어머님은 소보다 힘세고 소보다 끈기 있다. 개화기에 한국의 농촌여성을 이렇게 묘사했다. 바로 우리 어머니를 빗대어 한 말인 것처럼 들려졌다.

김매기, 감자캐기, 고추따기, 모심기, 벼베기, 집집마다 돌아다니면서 품앗이로 해결했다. 식사준비, 농사일, 바느질, 빨래, 육아, 어른시중, 삼사월 긴 하루를 허리 한번 펴지 못하고 흐릿한 등잔불 밑에서 동짓달 기나긴 밤을 바느질로 지새우는 어머님은 한마디로 우리 집의 전천후 종합 해결사였다.

아무리 과학문명이 발달하고 농촌생활환경이 나아졌다고 하지만 농촌여성이 이고 지고 가는 삶의 무게는 예나 지금이나 다를 바 없는 것 같다.

한 설문조사에 따르면 농촌여성의 경우 과중한 농업노동, 농산물 판로문제, 육아자녀교육, 힘든 가사노동으로 시달리고 있으며 영농의욕을 상실하고 이농을 심각하게 고려한 적이 있다가 전체의 89.4%인 것으로 나타났다.

이농을 고려한 가장 큰 이유는 소득보장이 안되며, 자녀교육문제, 힘든 농사일 때문이라고 대답했다. 아무리 농촌이 쾌적하고 살기 좋은 공간이라 하더라도 이러한 삶의 기본이 되는 소득, 교육, 삶의 질이 개선되지 않는 한 농촌에서 희망을 찾긴 어려울 것이다.

활력이 넘치는 농촌을 보면 그 곳에는 반드시 여성조직이 있고 뛰어난 여성리더가 있었다. 농촌인구의 과반수인 농촌여성의 역할을 증진시켜 주고 농촌생활에 대한 보람과 가치를 높여 주는 일이야말로 농업 농촌문제를 푸는 지름길이 될 것이다.

정부가 농촌여성의 권익과 역할을 증진시키기 위한 다양한 정책을 펼치고 있다. 농가도우미제도, 여성농업인센터, 농작업 환경개선, 농촌건강관리 시스템 등이 있지만 아직 선진국에 비하면 걸음마 단계라 할 수 있다.

농촌여성에 대한 전통적인 편견을 불식시키고 농업경영체로서 힘겨운 농업노동, 가사노동을 덜어주고 여성의 사회경제활동에 참여할 수 있는 길을 열어주어야 한다.

농업인의 건강관리를 위한 농작업 환경개선을 통해 쉽고 편안한 농사가 될 수 있도록 지원해야 한다. 과중한 가사노동과 출산 육아, 가족의 건강관리, 자녀교육 등 문제를 해결하기 위한 제도도 확대되어야 한다.

농촌사회의 활력소 역할을 하는 농촌여성조직을 강화하여 스스로 배우고 익힐 수 있는 자발적 리더쉽도 길러주어야 한다. 농가경영주로서 경영, 기술정보를 비롯한 다양한 여성교육도 농업기술센터가 중심이 되어 강화되어야 한다.

농촌이 어려우니 농촌청년의 결혼문제가 사회문제로 대두되고 있다. 지금 농촌에는 농촌청년과 결혼하여 귀화한 외국여성이 늘어나고 있다. 이들을 대상으로 농촌문화 알리기를 비롯한 농촌생활에 잘 적응할 수 있도록 지원하여야 한다.

전통테마마을과 같은 농촌의 어메니티 자원을 관광 상품화하고 농산물의 부가가치를 향상시키는 가공 상품 개발의 주역도 바로 농촌여성이다. 일본의 경우도 3만여 가족경영협약 농가 중 74%가 농산물 가공사업과 판매 유통사업에 참여하여 일본의 농촌경제를 일으키고 있다.

농촌여성 문제에 대한 정부와 사회 각계각층의 관심과 성원이 절실한 시점이다. 농촌여성은 농업 농촌의 미래요 희망이다. 뭐니 뭐니 해도 여성파워가 바로 농촌 활력화의 원동력이 되는 세상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