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천관광

돼지 보러 오면 돼지

아침햇쌀 2015. 5. 26. 08:31

‘이천 돼지박물관’ 찾으면 고정관념 사라져
축구·볼링·장애물 넘기… 갖가지 묘기 발휘
외국관광객 크게늘어 대응책에 ‘행복한 고민’

 

▲ 홍승표 시인·경기관광공사 사장

 

돼지는 행운과 복을 상징하는 동물입니다. 꿈조차도 돼지꿈은 번식이나 풍요·행운을 뜻하고 돼지꿈을 꾸면 돈이 생긴다는 속설이 있지요. 특히 새끼를 밴 돼지가 방안으로 들어와 밥을 먹는 꿈을 꾸게 되면 횡재수가 있다고 전해지고 있습니다.

 

이런 꿈을 꾸면 사람들은 십중팔구 복권을 사곤 하지요. 저금통도 돼지 저금통이 대세입니다. 장사를 하는 사람들은 개업식 때 돼지머리를 놓고 고사를 지내기도 하지요. 돼지가 번식력이 강해서 새끼를 많이 낳고 잘 먹고 잘 자라기 때문에 내심 장사가 잘 되기를 바라는 기대치가 내재되어 있기 때문입니다.

 

돼지띠가 잘 산다는 속설도 있습니다. 돼지해에 태어난 사람이 대부분 잘산다고 해서 생겨난 말이지요. 좋은 의미만 있는 것은 아닙니다. 일의 순서도 모르고 성급히 덤비는 사람을 보고 ‘돼지 꼬리 잡고 순대 먹자한다’고 비유하지요. 듣기 싫을 정도로 크게 소리 지르면 ‘돼지 멱따는 소리’라는 말을 합니다. ‘돼지에 진주(珍珠)’는 가치를 모르는 사람에게는 보물도 아무 소용이 없다는 비유이지요. ‘ 돼지도 낯을 붉히겠다’는 매우 뻔뻔스러운 행동을 하는 사람을 비난하는 말입니다. ‘돼지 같은 욕심’은 탐욕스런 성격의 사람을 비유하는 말이지요.

돼지하면 냄새 나고 지저분한 동물이고 멍청하고 밥만 먹고 게으르다는 고정관념이 있습니다. 그러나 이천 율면에 있는 돼지박물관을 찾으면 그간의 고정관념은 완전히 뒤바뀌게 됩니다. 독일에 이어 세계에서 두 번째 만들어진 돼지박물관인데, 새로운 농촌관광명소로 자리매김하고 있습니다. 특히 어린이들에게 폭발적인 인기를 모으고 있는 명소로 자리매김하고 있지요. 규모가 크지는 않지만 특이하고 다양한 콘텐츠가 매력 있는 관광요소이기 때문입니다.

이곳 돼지들은 공을 찹니다. 공을 던져주면 골대까지 공을 몰고 가서 골인을 시키지요. 공을 다루는 기술이 제법입니다. 볼링도 합니다. 볼링공을 머리로 받아 핀을 쓰러트리는 것이지만 나름 재미가 있지요. 장애물을 뛰어넘으며 달리는 허들 경기도 보여줍니다. 돼지가 가방에서 탈출하고 심지어 사람들과 뽀뽀도 하지요. 일반적인 상식으로 돼지가 아둔할 것 같지만 IQ가 80정도는 된다고 합니다. 나름 머리가 좋아 이런 묘기가 가능하지요.

이곳에서 키우는 돼지는 미니돼지입니다. 미니돼지 사육장, 소시지교육장, 아토피 치유정원, 민화체험관, 온실 등이 있지요. 소시지 체험, 돼지 탈이나 돼지 에코인형 만들기 등 다양한 프로그램도 있습니다. 돼지박물관 인근에 조성된 농촌체험교육농장인 에듀팜에는 치유정원과 민화체험관, 소시지교육장, 미니돼지 사육장 온실 등이 갖춰져 있지요. 이곳은 돼지가 마음대로 흙을 밟으며 지냅니다. 생활환경이 상상을 초월할 정도로 깨끗합니다.

이종영 촌장이 25년 동안 수집한 5천500점을 전시한 박물관을 돌아보면 돼지에 대한 새로운 정보를 많이 체득할 수 있습니다. 박물관은 돼지 단계별 성장과정을 공개하고 최대·최소 체중의 돼지 전시와 미니돼지 경주 등을 통해 친근한 돼지 이미지를 보여주고 있습니다. 지난해 5만 관광객이 찾았고 올해는 8만명을 예상하고 있다고 합니다. 특히 외국인 관광객이 지난해 2천500명에 불과했지만 올해는 4월에만 3천명의 동남아 관광객이 찾아왔다고 합니다.

 

아쉬운 점은 하루에 수용인원이 500명을 넘지 못한다는 것이지요. 최근 들어 태국 등 동남아 관광객이 크게 늘어나 돼지공연장 크기를 늘리는 등 대응책을 고민하는 중이라고 합니다. 행복한 고민인 셈이지요. 이곳을 보면 한 사람의 아이디어와 집념이 대단한 일을 해낼 수 있구나 하는 생각을 갖게 됩니다. 세계에서 두 번째로 만들어 졌지만 세계 제일의 돼지박물관이 되었으면 좋겠습니다.

/홍승표 시인·경기관광공사 사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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